학생 43% 부정, 학부모·교직원 77.3% 긍정 평가
교육주체 소통 12% 불과…학교업무 경감대책 시급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 교육계 사상 첫 진보교육감시대가 열려 지난 1년 동안 소통을 통한 ‘혁신과 변화’를 꾀했으나 학생들과 학부모·교직원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충북새로운학교네트워크와 충북교육발전소는 지난달 15~28일 도내 중·고생 511명과 학부모(214명)·교직원(913명) 1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병우 교육감 취임 1년 성과와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1일 발표했다.

‘김 교육감 취임 후 1년 동안 충북교육이 얼마나 변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학부모와 교직원 77.3%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적 변화를 느끼지 못하거나(20.2%), 이전 보다 나빠졌다(2.6%)는 등 부정적인 반응은 22.8%에 불과했다.

하지만 학생 10명 중 4명(39.5%)은 실제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21.1%), ‘조금 좋아졌다’(35.8%), ‘조금 나빠졌다’(1.0%), ‘많이 나빠졌다’(2.5%)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는 학교생활을 가장 많이 하고 교육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정책이나 새로운 변화의 강도가 약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김 교육감은 학부모·교직원들로부터 ‘잘하고 있다’(67.1%)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학생들에게는 ‘보통’(43.8%)이 절반을 차지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학부모와 교직원은 0교시·연합고사·일제고사 폐지 등의 경쟁교육 완화(23.5%)와 의전 간소화 등의 권위주의 타파(23.5%)를 가장 잘한 부분으로 꼽았다.

또한 김 교육감의 핵심공약인 ‘행복씨앗학교’를 통한 공교육의 변화 노력(16.0%)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육감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학교비정규직과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등 다양한 교육주체와의 소통(12.0%)은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학생들은 보충수업·자율학습에 대한 자율 선택권 확대(24.4%)와 0교시·중간고사 폐지 등 지나친 경쟁교육 완화(21.9%)를 가장 잘한 부분으로 봤다.

학부모·교직원의 경우 교사들의 업무경감이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학생들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대한 자율선택권의 확대, 교육환경 개선, 지나친 경쟁교육 완화 등을 부족한 부문으로 택했다.

학생들은 잘한 부분과 부족한 부문이 같게 나타나 ‘잘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또 가장 기대했던 공약에 대해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참여·소통·협력의 교육공동체 실현(32.8%)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으며 학생들은 경쟁교육이 완화되기(34.7%)를 가장 강력하게 원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교직원들은 학교업무 경감대책(21.6%)과 행복씨앗학교의 성공모델을 통한 공교육 방향제시(14.0%),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정책(12.6%) 등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고 학생들은 9시등교·보충학습·야간자율학습 등에 학생의견 반영(26.5%), 교육시설환경 개선(20.7%), 학생자치 강화(10.3%) 등을 바라고 있다.

충북교육발전소 관계자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준 것은 학교생활에서 긍정적인 변화의 체감지수가 낮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이고 현장중심의 정책 집행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김 교육감 취임 1년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공약 이행에 집착하거나 증명되지 않은 실험주의적 교육정책 추진 등을 자제하고 진정으로 학생·교원을 생각하는 현장 밀착형 교육정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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