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정황도"…경찰, 17시간 고강도 조사

(동양일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을 받는 프로농구 전창진 전 KT 감독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 감독을 2차 소환 조사했다.

▲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있는 전창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1일 서울 중부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2015.7.1

경찰은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할 녹취록 등 '결정적 증거'와 함께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해 집중 추궁했지만, 전 감독은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1일 오전 9시 40분 2차 조사를 위해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석한 전 감독을 2일 오전 2시 30분까지 17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록 중에는 사채업자와의 대화 내용은 물론 이미 구속된 다른 두 피의자와의 대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전 감독이 구속된 피의자 등과 승부조작 의심경기를 사전 모의했는지, 경기 직전에 승패와 관련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베팅하라고 지시했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전 감독은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차 조사 때의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 전 감독이 관련자들과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 감독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다시 제안했으나 전 감독 측은 거짓말탐지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를 추가로 한 이후 전 감독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에 대한 신병처리는 관련자 조사를 끝내고 검찰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를 마친 전 감독은 취재진에 "오늘 조사 때는 잘 모르는 내용이 많이 나와 그런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승부조작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으며, 선수 기용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전 감독은 KT 감독으로 있던 올해 2월 말∼3월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고, 경기에 후보 선수를 투입해 패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이번 수사에 따라 전날 전 감독의 등록을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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