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 백기영(영동대 교수 / 논설위원)

충북도 전체 면적의 12.7%에 불과한 청주지역에 도 전체인구의 52.2%, 제조업의 51.0%가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과 근접한 진천군과 음성군이 신성장지역으로 부상하면서 나머지 8개 시군과의 격차가 커지는 등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불균형이란 지역간에 나타나는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차이를 의미한다. 지역의 불균형은 지역적 차이를 뜻하는 지역성이나 지역분화와는 달리 발전도나 발전단계 등 정도의 차이로 설명된다. 지역간 불균형은 지역간 소득수준, 생활수준, 소비수준, 복지수준 등에서의 격차, 즉 경제 및 생활복지상의 지역간 차이를 의미하는 바, 불균형의 측정은 인구, 지역경제, 지역재정, 지역의 혁신역량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간 충북도는 건설교통부의 낙후지역형 개발촉진지구지정과 행정자치부의 신활력사업지역 지정 등에서 이용되고 있는 지표를 기본으로 충북의 특성을 고려하여 측정수단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지난 지역발전 지표진단에 의하면 충북지역에서 청주시, 청원군, 진천군, 음성군을 제외한 나머지 시ㆍ군들은 상대적으로 현격한 격차를 두고 낙후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도내 지역간 불균형의 문제는 청주권이 충북에서 점하는 비중이 국토차원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양상과 비슷하여 불균형발전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낙후지역과 발전지역의 발전 추세와 속도가 큰 변화없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균형발전은 단기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 성과 얻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 성과위주의 정책은 그리 효과를 보지 못함을 반증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는 지역 간 불균형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여 성과위주의 정책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처해야 한다. 지역마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추진을 위한 시스템 구축, 인재육성, 교육사업 등에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 나가야 한다. 또한 지역균형발전을 삶의 질, 사회통합, 행복추구 등의 지역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담는 방향을 나아가야 할 것이다.

충북도는 그간 낙후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균형과 성장의 기치 하에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중요하게 추진해 왔다. 도 직제를 개편했으며, 도 차원의 지역균형발전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충북개발연구원내에 균형발전연구센터를 운영하였으며, 최근 북부권, 남부권 분원을 개소하였다. 정부주도의 사업공모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상향식 지역개발사업 전담부서를 설치 운용할 계획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낙후지역 균형발전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혁신자문관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며, 혁신사업 전반을 지원하는 지역협력단의 구성 운영도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내 불균형 발전 문제를 시정하고자 추진한 지역별 낙후도 측정, 낙후지역에 발전기반 마련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전략사업 등은 모범적이며 적극적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긍정적인 균형발전 정책추진에도 불구하고 다소간의 아쉬움도 있다. 균형발전 개념에 대한 종합적인 조정과 지원 기능이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각종 기반시설의 구축, 사회·경제적 각종 사업추진 등 도정전반에 균형발전의 폭넓은 적용이 요구되며, 각 부문별 사업의 연계성 부족으로 다소 비효율적으로 운용되어 왔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

 
지역의 의지 또는 자생적 발전능력에 대한 고려 역시 다소 아쉬움이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이 고갈되어가는 현실에도 지역주민의 의지가 반영되지 못하고, 행정 위주의 전략사업 선정, 물적자원 위주의 지원이 문제로 지적된다. 권역별, 도시농촌별 상생발전 전략을 기반으로, 청주권에 집적된 산업기반 시설의 정보·기술·자원 등을 기타 지역에 연계·파급시키는 정책개발도 필요하다. 낙후지역별로 적극적인 발전정책을 마련하지 못하여 주민들의 정서적 소외감이 증폭되어 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불균형의 진전과 함께 대두되는 청주권과 기타 지역의 갈등 요인에도 대처해야 한다. 개별 시군중심에 치우친 사업추진 방식은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낮고 소지역주의에 의한 경쟁조장 등 총체적 경쟁력 확보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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