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트 책꾸러미' 5일 청주시내 도서관서 대부분 소진

▲ 지난 1일부터 청주 권역별 도서관 10곳에서 배부를 시작한 ‘북스타트 책꾸러미’가 5일 대부분 소진된 가운데 청주청원도서관이 배너를 통해 마감을 알리고 있다. <사진/김수연>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4살 된 아이를 둔 주부 A(33·청주 금천동)씨는 ‘북스타트 책꾸러미’를 나눠준다는 소식에 지난 2일 오후 청주시립도서관을 찾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도서관이 보유한 책꾸러미가 벌써 모두 소진됐다는 것. A씨는 허탈한 마음에 상당도서관과 서원도서관, 기적의도서관 등 인근 도서관으로 전화해봤지만 보물상자 책꾸러미의 경우 남은 수량이 없다는 말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지난 1일부터 배부를 시작한 북스타트 책꾸러미 5000개가 5일 옥산도서관을 제외한 청주시내 전 도서관에서 대부분 소진됐다. 책꾸러미 1개당 두 권의 책이 들어있으니 권수로 따지면 1만권이 5일 만에 동난 것이다. 2010년 청주시에서 북스타트 선포식을 갖고 배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다.

‘북스타트’란 그림책을 매개로 아기와 부모가 풍요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추진되는 지역 공동체 문화 운동이다. 청주시에서는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청주시에 주소를 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책꾸러미를 배부하고 있다. 가방에 두 권의 그림책과 크레파스(또는 손수건),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을 담아 주는 것이다.

올해는 지난 1일부터 청주 권역별 도서관 10곳의 아동자료실에서 2단계 플러스(2013~2014년생 대상)와 3단계 보물상자(2009~2012년생 대상) 책꾸러미를 배부했다. (1단계 북스타트 책꾸러미 4400개는 각 읍·면·동사무소에서 직접 배부된다.) 각 도서관마다 플러스 200개(총 2000개)와 보물상자 300개(총 3000개) 등 500개씩의 책꾸러미가 배정됐다.

배부 소식은 도서관 홈페이지와 청주지역 육아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전파됐다. 소식을 접한 부모들은 지난 1일 배부가 시작되자마자 빠르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보물상자 책꾸러미는 이미 이틀 만에 청주 신율봉도서관을 제외한 거의 전 도서관에서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3일 오후 6시경에는 오송·상당·옥산도서관과 기적의도서관에만 10~30부의 플러스 책꾸러미가 남았으며, 5일에는 옥산도서관 6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소진됐다. 청주시에 거주하는 2~7세 영유아(5만2500여명) 10명 중 1명이 책꾸러미를 받아간 셈이다. 뒤늦게 도서관을 찾은 부모들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번 책꾸러미 배부에는 맞벌이 가정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동자료실 개방 시간에 맞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배부됐기 때문이다.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종합자료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배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등록등본과 도서관 회원증, 신청서 등으로 아동과 보호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각 도서관별로 수령자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미흡하다. 이로 인해 중복수령의 우려가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청주 기적의도서관 관계자는 “예전에는 책꾸러미가 몇 주 또는 한 달 이상 가야 모두 배부됐는데 올해는 소진이 너무 빨라 우리도 놀랐다. 다른 도서관에서 혹시 책을 가져올 수 있을까 싶어 문의해봤더니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며 “북스타트를 몇 년간 꾸준히 진행하다보니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점차 정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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