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묘순(편집국 기자 / 옥천지역담당)

▲ 김묘순(편집국 기자 / 옥천지역담당)

‘사탕개’는 ‘아주 조그맣고 못 생긴 개’라는 의미의 옥천 방언이다.
그러나 ‘사탕개’는 중부 방언권에 속하는 옥천에서만 쓰이다 지금은 일부 고령의 노인들만 간신히 기억해내고 있는 방언으로 존재한다. 이처럼 사료적 가치가 높은 방언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방언은 어떠한 도시나 중심지의 말보다 격이 떨어지는 말 즉 ‘시골뜨기말’, ‘세련되지 못한 말’이라고 사람들로부터 멀어졌거나 방언의 가치평가를 절하 당하기도 한다. 이후 유행어나 은어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발달해 방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의 발달로 표준어 사용이 늘 수밖에 없었고 표준어를 쓰자며 표준어 사용을 정부와 관계부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필요성을 제기하며 표준어 사용을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었다.
물론 언어가 이분화 되거나 이질화 되면 그에 수반되는 문제점은 더욱 심각해지는 것도 공감한다.
그러나 표준어 사용과 함께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거나 이미 사라진 방언도 지켜야 한다. 방언은 우리말 역사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그 지역만이 가지는 주민의 공통 정서를 표출하는 발로이기 때문이다.
1938년 정지용은 김영랑, 김현구와 함께 강진, 목포, 제주도 등 남해를 여행하며 기행 산문 12편을 썼다. 그 중 ‘다도해기(多島海記) 사(四)’인 ‘실적도(失籍島)’라는 한 편의 기행산문에는 지금은 들어볼 수 없는 방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는 정지용이 우리말을 지키고자 함이었고 일제 강점기에 지독했던 검열을 비켜가기 위함이었으며 우리 국민의 정서를 지키려한 최후의 선택이고 노력이었다. 물론 언어사연구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사료적가치가 높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방언은 서울말, 제주도말 심지어 평양말 등도 다 동위에 놓여있는 것이고 그 구조가 열등해 방언이라 부르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간의 심중에 자리 잡고 있던 언어의식의 발로인 방언을 터부시하지 말고 조사·연구해야할 필요성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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