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미술가들의 전시가 눈길을 끈다. 대전출신 조각가 정관모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조각으로 표현하기에는 자유롭지 못했던 성경적 상념들을 회화로 분출한 작품을, 문영민 화가는 절에 대한 관념의 표상들을 31점의 그림으로 선보인다.

▲ 정관모

● 청주CBS ‘정관모 그림 뉴 아이콘 전시회’

십자가 등 기독교 영성 관련 작품 50여점

14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

대전출신 조각가 정관모(사진)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전시 ‘정관모 그림 뉴 아이콘’이 오는 14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열린다.

청주CBS가 창립 25주년을 기념하고 통합 청주시 출범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 정 명예교수는 천지창조, 실락원, 노아의 방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부활 등 성경의 줄거리와 십자가, 기독교 영성과 관련된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국내의 대표적인 조각가이자 서울영암교회 장로인 정 교수는 경기도 양평에 기독교 조각 미술관인 C아트뮤지엄을 만들어 예수상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정 교수는 또 2006년 자신이 출석하는 서울영암교회의 벽면 장식을 위해 성화를 그려 교회에 봉헌한 뒤 지금까지 성화 400여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기독교적인 소재들을 그린 교회 그림으로 형상성을 도형화해서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조각으로 표현하기에는 자유롭지 못했던 성경적 상념들을 분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익대 조소과와 미국 크렌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성신여대 교수와 한국미술청년작가회 회장, 국전 초대작가·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 전시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청주CBS 총무국(☏043-292-4100)으로 문의하면 된다.

 

▲ 문영민 작.

절. 그 관념의 표상

● 문영민 개인전 ‘관계의 감각’

제사 등 의례 행위 조명 작품 31점 전시

문영민 개인전 ‘관계의 감각(Some Sense of Order)’이 오는 17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633-2) 2·3전시장에서 열린다.

애도와 침묵의 연장이 된 순간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문영민 작가는 30여년의 이민 생활을 한 낯선 시선으로 유년시절 가장 인상 깊게 각인된 제사의 예절, 특히 엄숙하게 절하는 행위에 집중한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행동예절의 기본이 되는 절하기는 자신을 낮추어 상대편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작으로 몸을 최대한 굽히면서 엎드린다. 참회나 유감 또는 애도의 보편적인 표현이기도 한 절하기는 공경의 대상에 반복적으로 절을 올림으로써 자신이 믿고 행하는 것을 상징화시킨다.

이번 전시 ‘관계의 감각’은 가부장적 한국 사회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의례(제사, 장례 등)의 한 장면을 하나의 기호로써 반복적으로 재생한다.

작가는 사후의 영혼과 연결을 시도하는 절이라는 특수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제사라는 공간적, 문화적 특수성을 배제하고 애도의 순간만을 보여준다.

제거된 표현으로 대상과 상황을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에선 붓질과 뒷모습이라는 웅크린 신체만이 말을 하고 있다. 일기와 같이 제목의 일부가 되는 날짜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생성과정은 곧 삶의 여정이다. 유사한 크기와 반복적 이미지는 개별적 특수성을 무력화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정이 묻어나는 붓질의 변화와 묵직한 뒷모습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시킨다.

서로 얽혀있는 관계 속에서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행해지면서 인식의 단계를 넘어 습관 속에 포함되어 있는 행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바라보게 하는 문 작가는 애도와 참회의 순간을 제공, 관객으로 하여금 사유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한다. 문의=☏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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