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새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충북도의회가 또다시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야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7일자 2면

도의회 여야는 “도의회를 자리보전 도구로 이용한다”거나 “도의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내며 볼썽사나운 감정 대립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의회 새누리당 임순묵(충주3) 원내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운영위·예결위원 사퇴, 의장 주관 행사 불참 등을 선언하는 등 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출범 당시 원구성을 둘러싼 대립과 관련해 “원구성때 부의장·상임위원장 각 1석과 예결위원장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새정연이 이를 거부했다”며 “이번 행동 역시 후반기 원구성 때 우위를 점하려는 또다른 자리다툼의 전초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도의회를 자신들의 자리보전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며 “의회에 관한 문제는 의회 내에서 토론하고 부딪혀 해결하는 ‘참다운 의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연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새정연 최병윤(음성1)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이) 원내로 들어오라고 하는데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며 “소수당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특별위원회 활동을 불참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최 대표는 특히 새누리당 소속의 이언구(충주2) 의장을 겨냥해 포화를 날렸다. 앞선 새누리당 임 원내대표의 발언에 감정적인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의장 주관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말을 바꾸는 이 의장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새누리당 이 의장과 임 원내대표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한 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겉마음과 속마음이 다르다”고 말했다.

새정연 충북도당도 성명을 내고 “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또다시 타협과 상생을 외면, 의회를 파행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새정연은 “지난해 원 구성 때도 의회직을 독식하더니 이번에도 새누리당 단독으로 예결위를 구성, 파행을 자초했다”면서 “새누리당은 의회 파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충북도의회는 지난 6일 본회의를 열고 예결특위 구성결의안 등을 새누리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새정연은 새누리당이 두 자리의 부의장과 여섯 자리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고 있는 만큼 예결위원장을 양보하라고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새정연은 ‘새누리당 단독으로 예결특위 구성을 감행했다’고 반발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결국 새누리당 단독으로 김인수(보은)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하는 13명의 예결위원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또 예결위 불참과 이 의장 주관 행사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여야 갈등이 극한 대립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당분간 도의회 파행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현안 추진 차질 등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