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보육 현황과 발전 방안’ 연구보고서 결과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보통 어린이집은 3월에 아이들이 입학해 2~3주만 지나면 안정적이 되는데 시간제 보육반은 항상 불안이 지속되는 것 같아요. 반을 구성하는 아이들이 매일 달라지고, 하루에도 아이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새로 들어온 아이가 심하게 울게 되면 교사 한사람이 붙어서 아이를 달래줘야 하고, 잘 놀던 다른 아이들까지 덩달아 불안해 하고… 수시로 반 아이들이 바뀌는 시간제 보육은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기가 어려워요.” (시간제 보육반 교사 A씨)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이용하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영아의 발달적 측면을 고려하지 못한 보육정책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학술지 ‘육아정책연구’에 실린 ‘시간제 보육 현황과 발전 방안’에 따르면 영아의 긴급 돌봄 시 기관 중심의 돌봄 지원보다는 가정양육지원인 아이돌보미 지원이 영아의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적절한 육아지원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제보육이란 부모가 시간선택제로 근무하거나 단시간 동안 아이를 맡겨야 할 상황인 경우, 지정 어린이집 등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이용한 만큼 보육료를 지불하는 서비스다. 맞벌이형(시간제 근로자 등)의 경우 1시간에 1000원, 기본형(양육수당을 받는 가정양육 가구)의 경우 1시간에 2000원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충청권에서는 충북 1개소, 충남 2개소, 세종 1개소만이 시간제보육 시범사업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제 보육 이용자들은 하루 3~5시간을 매일 또는 주 2~3회 이용하는 경우, 종일보육을 주 2~3회 이용하는 경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기적 보육을 이용했다. 양육수당을 받고 있지만 필요할 때 자녀를 돌봐줄 기관이 있고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어 시간제 근로자 뿐 아니라 전업주부들에게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단시간 보육을 받는 영아는 하루를 힘들게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시간제 보육반의 다른 영아들의 적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아의 발달적 특성으로 단시간 보육은 영아로 하여금 어머니와의 격리에 대한 저항과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단시간 보육 이용자가 많을수록 시간제 보육반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이영환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는 “프랑스의 경우 시간제보육의 이용시간 유형을 몇 가지로 정형화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시간제 보육의 이용시간이 한정돼 있다”며 “그동안 국내에는 종일보육을 근간으로 하는 보육체계로 인해 보육의 남용이 초래됐으며, 특히 영아 무상보육 전면실시로 가정양육이 가능한 영아들까지 어린이집에 입소하는 경향이 크게 증가했다. 보육대란을 불러 왔던 보육정책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시간제 보육에서도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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