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본안서…온천 오수 괴산 방류 계획 명시
수온상승 불가피…괴산 신월천 ‘얼지 않는 하천’ 전락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문장대 온천개발이 현실화되면 충북 괴산·충주의 상수원인 신월천과 달천, 남한강의 하천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경북 상주 지주조합이 문장대 온천 개발을 위해 마련한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고서에 ‘온천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충북 괴산의 신월천으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이 분명하게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초안 보고서에 괴산 신월천 방류 방안과 더불어 낙동강 수계로 방류하는 방안도 담겨 있었던 것과 달리 본안에서는 괴산 신월천 방류를 확실하게 못 박은 것이다.

상주 지주조합이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고서에서 밝힌 오수 처리 기술은 KSMBR(막분리) 공법이다.

이 공법은 여과막을 설치해 오수의 유기물과 질소, 인 등을 동시에 제거하는 생물학적 고도처리 공정으로, 비교적 우수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2003년 5월 대법원에서 ‘철퇴’를 맞은 ‘모관 침윤 트랜치공법’이나 2009년 10월 또다시 ‘퇴짜’를 맞은 ‘산화법’으로는 온천개발의 승부를 걸 수 없다고 판단한 지주조합이 최신 공법을 찾아 인허가 기관이나 충북의 반발에 따른 법정 싸움을 대비하겠다는 심산이다.

오수를 방류하기 직전 한 번 더 정화하는 완충 저류조 설치 계획도 포함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없던 저류조 설치 계획을 세운 것은 방류될 온천 오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류조가 설치됐다고 해서 오수의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분석이다.

상주 지주조합이 마련한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고서에도 이런 문제점을 짐작할 수 있는 다른 온천의 사례가 소개돼 있다.

경북 울진 덕구온천의 경우 8시간에 걸쳐 오수를 처리하지만 37도의 온천수가 외부로 방류될 때의 온도는 27∼30도를 유지한다. 백암온천 역시 오수 처리수 온도가 25∼27도이다.

하지만 이 본안 보고서 어디에도 문장대 온천에서 방류되는 오수의 온도를 몇도에 맞추겠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따뜻한 물이 괴산 신월천과 달천으로 방류된다면 이 일대 하천 생태계에는 더는 어종이나 수생 식물이 생존할 수 없는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게 충북 환경단체들의 우려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온천 오수가 완충 저류조를 통과한다고 해서 수온이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하루 2200t의 따뜻한 오수가 방류된다면 괴산지역 하천 생태계가 완전히 말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염도가 높은 오수가 방류될 수 있다는 것도 환경단체가 걱정하는 대목이다.

지주조합은 방류 오수의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을 현행법상의 환경 기준(10ppm 이하)보다 낮은 3ppm 이하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천 개발을 마친 이후 법적 기준치 10ppm만 밑도는 수준으로만 처리해 방류하더라도 그때 가서는 따질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BOD가 0.3∼0.6ppm로, 1a급수라는 청정의 수질을 자랑하는 신월천이 머지않아 5(11ppm 이하)∼6급수(11ppm 이상)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충북도 관계자는 “괴산의 신월천과 달천이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하천이 돼 생태계가 파괴되고, 청정 계곡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문장대 온천을 어떤 이유로든 막아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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