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만

부은 발을 버들치에게 먹여본 적 있다

발가락을 젖처럼 빨아대는 간지러움

 

여름그늘에 앉아 발의 각질을 떼어

개미들의 점심으로 준 적이 있다

 

어쩌면 똑 같이 늦되도록 젖을 무는 형제들

입가를 옷소매로 씻기던 저이의 젖꼭지는

저며졌으리라

 

오래 전 아버지처럼 식량 한 짐을 지고

절벽의 논배미를 넘어가는

저이가 오늘의 가장이리라

 

아, 이들도 시린 껍질이 없는 발에

키스하지 않는다

붓지 않는 발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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