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인증기업 탐방 - (10) 충북테크노파크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사랑하는 엄마, 항상 아자 아자 파이팅! 힘내세요. 민성이가 있잖아요’
충북테크노파크에 근무하는 김세정(36·시험인증팀) 대리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적힌 딸 민성이의 편지를 받았던 그 날의 벅찬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2013년 4월의 특별했던 그 날, 당시 7살이었던 민성이가 엄마의 일터를 찾았던 것. 이날 충북테크노파크가 진행한 ‘엄마(아빠), 어디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엄마가 일하는 차세대반도체센터를 방문한 민성이는 각종 장비들을 관찰하고, 클린룸에 들어가 작업하는 엄마의 모습을 창 너머로 지켜봤다. 견학이 끝난 후 “엄마가 가장 멋있었어”라며 포옥 안기는 민성이의 모습에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늘 아이에게 미안했던 엄마는 그간의 죄책감을 훌훌 털어낼 수 있었다. 그 날 이후 지금까지 김 대리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충북테크노파크의 가족친화경영 덕분이었다.
충북테크노파크는 2011년 전국 테크노파크 중 최초, 충북에서 처음으로 인증을 받은 가족친화인증기관이다. 지난해에는 출산친화정책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곳은 초과근무 없는 날 운영, 건강관리 지원, 가족초청행사 개최 등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갖추고 있다.
초과근무 없는 날인 'Oh! Family Day(매월 5,15일과 문화의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는 전 직원이 오후 7시 이전까지 퇴근해야 한다. 일찍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라는 취지다. 야근을 하려해도 절차가 쉽지 않다.
박병욱 선임(행정팀)은 “하루 전 그룹웨어 공지사항에 사전 공지하거나 감사기간 등 특별한 경우에만 야근을 할 수 있다”며 “회사에 따라 강제로 컴퓨터를 종료(PC오프제)하는 곳도 있지만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의무 교육(1년 40시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 가족과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다녀오고 사진과 신청서를 제출하면 최대 10시간(1건당 2시간) 교육시간으로 인정이 된다.
신영주 선임연구원(경영기획팀)은 “이 제도를 통해 아내, 세 아들과 3일간 옥천 마로니에숲캠핑장을 다녀왔다”며 “정지용 생가를 방문해 문학적 업적을 살펴보기도 하고, 실개천을 찾기도 하는 등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빠 최고라며 치켜세우는 아이들의 모습에 행복했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티켓을 지원하기도 한다. 티켓은 부부의 날 ‘부부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순위권 수상자에게 상품으로 주기도 하고,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직원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형태로 제공된다.
2013년에는 ‘9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기업인 가족축제’에 가족들을 초청, 놀이시설을 운영해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상당산성 등에서 등반대회를 갖기도 했다.
직원과 가족의 기념일에는 케이크 쿠폰이 제공되며 출산 시에는 산세베리아, 행운목 등 축하화분이 전달된다. 아이 학교에서 부모참관학습을 실시하거나 자녀가 대입시험에 응시하는 경우, 자녀학습지원휴가를 낼 수 있다. 1회 4시간 이내로, 초과 시에는 연가를 사용해야 한다.
전 직원은 종합건강검진으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다. 50세 미만은 2년에 한 번, 50세 이상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건강검진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운동기구, 샤워실 등이 구비된 체력단련실과 테니스장, 풋살, 족구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구장 등을 갖추고 있어 직원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외벌이인 경우 매달 자녀에 대한 수당을 준다. 여직원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사용은 물론, 부모 간병을 위한 가족돌봄휴직, 남직원의 육아휴직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는 충북도내 가족친화인증기업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단지 입주를 신청하는 기업들을 선정할 때 5점의 가점을 준다.
박병욱 선임은 “가족친화제도를 통해 직원과 기관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며 “알게 모르게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이 가는 만큼 이 제도에 대한 인식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충북테크노파크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충북테크노파크는 2003년 산·학·연·관 협력체계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범했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연계해 시설, 인력, 기술을 교류하는 국내 산업기술 네트워크의 중심이자 충북을 대표하는 지역혁신거점기관이다. 우수한 사업 운영으로 전국 18개의 테크노파크 중 수혜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으며, 전국 테크노파크 최초로 인적자원개발우수기관 정부인증을 획득했다. 중앙부처와 지역을 연계하는 지역혁신거점기관으로 지역산업 정책 수립, 기업 성장가속을 위한 주요 정보 제공, 수요·공급자의 기술이전,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 내 기술혁신 강소기업 육성과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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