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옥

건너가지 못한 채 두근대는

창고 같은 귀

귓불부터 발갛게 부풀어 오르는 백열등

 

잠결에 돌아눕는다

뒤척일 때마다 출렁거리는 말

어둔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

베개를 고쳐 벤다

 

당신이 한 말에 갇혀 밤새

파르르 떨리는 필라멘트

 

연분홍 실핏줄 심장이 두근거린다

햇살에 비춰 본 귓바퀴

열쇠 모양 귀걸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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