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와 충돌 속 군수·간부 태도 문제삼아 업무보고 안 받아

(옥천=동양일보 김묘순 기자) 옥천군의회가 21일 집행부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 등을 문제 삼아 군정 업무보고를 거부하면서 파행했다.

군의회는 이날 235회 1차 정례회를 열고 집행부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업무보고는 일부 의원들이 간부 공무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시작하자마자 중단됐다.

이후 의원들은 자체 모임에서 군수의 사과와 실·과·소장의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뒤 이날 회의를 끝마쳤다.

민경술 의장은 "의원들의 다소 무리한 요구나 언사가 있더라도 공직자는 성실하게 답변할 의무가 있다"며 "군정 질문·답변이나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군수와 일부 부서장의 불성실한 답변과 자료제출 거부 등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나무랐다.

그는 이어 "군수 사과와 실·과·소장의 재발 방지 약속이 있을 때까지 의사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행부와 의회의 충돌은 지난 17일 군정 질문·답변 때부터 시작됐다.

무소속의 문병관 의원이 김영만 군수의 인사 관리와 홍보비 집행 문제 등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과정에서 고성 섞인 설전이 오갔다.

공무원 노조와의 인사협약 여부를 다투던 와중에서는 군수 입에서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 문제는 사흘 뒤 속개된 회의에서 문 의원과 박범규 자치행정과장의 충돌로 재차 불거졌다.

문 의원은 작심한 듯이 협약서 유무를 거듭 추궁했고, 답변에 나선 박 과장은 "이미 군수께서 답변한 내용을 또 다시 묻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맞받았다.

메르스 대책본부 운영 문제를 놓고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임만재 의원과 공무원 노조가 부딪쳤다.

임 의원은 "6월 16일 자정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메르스 대책본부(옥천군보건소)의 출입문이 닫혀 있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사무실 불만 켜둔 채 퇴근한 상태였다"고 부실 운영을 거론했다.

답변에 나선 임순혁 보건소장은 "임 의원이 새벽 시간 수동으로 개폐하는 현관문 앞에서 엉뚱한 곳으로 전화한 뒤 억지주장을 한다"는 취지로 발끈했고, 공무원 노조는 임 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거들고 나섰다.

의원들은 군수 사과가 없다면 추경안 심의를 포함한 앞으로의 의사일정을 보이콧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의원은 "7대 의회 들어서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기는 처음"이라며 "이번 기회에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고 집행부의 오만불손한 태도에도 경종을 울리겠다는 게 의원들의 입장"이라고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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