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순

소음방지벽에 제 몸 묶고

빗방울 채찍 온몸으로 견디는 이교도들

상처에 맺힌 핏물

빗물에 씻겨 흐른다

십자가 위 기분의 모습 이랬을까

허공 향한 여린 손아귀엔

믿음 한 웅큼 들어있다

기어코 그분을 만나려는 건가

떨어질 듯 하늘 향한 발걸음

푸르고도 붉은데

목울대로 삼킨 구도가

능소화 몇 송이 환하게 피운다

 

저 눈물겨운 푸른 몸짓

여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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