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등 4대 궁·종묘·조선왕릉 무료개방 문화재청, 내·외국인 관람객에 7월 한 달간

▲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조선시대 궁궐 창경궁.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올 여름 자녀들과 서울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고궁을 찾는 것도 좋겠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한 달 동안 경복궁·창덕궁(후원 제외)·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내·외국인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해 부담없이 고궁을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이 고궁과 왕릉을 한 달에 걸쳐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메르스로 지친 국민의 몸과 마음을 달래고 침체돼 있는 국내 관광산업과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 북악산과 인왕산 아래 자리잡은 경복궁(景福宮)은 조선이 서울을 새로운 도읍으로 정하면서 지어졌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은 경복궁의 입지와 설계, 작명을 주도했다. 그는 역성혁명을 통해 새롭게 건국한 나라가 ‘큰 복’을 누리기를 기원하며 ‘경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경복궁은 조선이 명맥을 이어온 약 500년 동안 법궁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임진왜란 때 화마를 겪고 나서 흥선대원군이 중건할 때까지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돼 있었다.

19세기 후반에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경복궁은 일제강점기에 또다시 많은 건물이 파괴됐고, 지금까지도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임금의 수라와 궁중 잔치음식을 준비하던 곳인 소주방(燒廚房)이 약 100년 만에 문을 열었다.

경복궁은 전통적인 궁궐 건축 제도인 삼문삼조(三門三朝)의 원칙에 따라 세워졌다. 문과 내부 권역이 3개씩 있다는 의미다.

2010년에 복원된 광화문과 흥례문, 근정문을 지나면 경복궁의 중심이 되는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이 나오고, 그 뒤에는 왕이 정사를 펼치던 사정전(思政殿)과 잠을 자는 강녕전(康寧殿)이 있다.

여기까지가 왕의 영역이라면 강녕전 뒤편에는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交泰殿)과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을 권좌에 앉힌 신정왕후를 위해 지은 자경전(慈慶殿)이다.

교태전과 자경전에서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씨가 들어가 있는 알록달록한 꽃담과 십장생 굴뚝도 볼 수 있다.

또 교태전 옆에는 네모진 연못에 지어진 누각인 경회루(慶會樓)가 자리하는데,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이곳에서 연회가 벌어졌다.

경복궁에는 경회루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연못과 정자가 있다. 교태전에서 빈터를 지나치면 나타나는 향원정(香遠亭)이다. 연못 안의 육각 정자인 향원정은 경회루보다 훨씬 작고 소박하다.

고궁 탐방은 향원정 뒤로 보이는 건청궁(乾淸宮)과 태원전(泰元殿)에서 마무리된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으로 알려진 건청궁은 궁내의 많은 전각과 달리 단청이 없어 수수하고, 태원전은 명성황후의 빈전으로 쓰였던 전각이다. 두 곳은 일제강점기에 허물어졌다가 2007년과 2005년 복원됐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건청궁까지 궁내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데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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