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아껴서 큰 사랑 나눠요”
금연 결심 후 10년간 매일 3000원씩 저축
청주복지재단에 500만원 기탁
변 주무관 영향 …주위 동료도 금년통장 실천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변창수(57·☏043-201-0556)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주무관이 지난 20일 ‘청주시 복지포털-365! 두드림(Do-Dream)’에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2005년 금연 이후 담뱃값으로 쓰던 3000원을 10년간 매일 저축해 마련한 것이다.

“10년 전 금연을 결심하면서 매일 담뱃값으로 지출하던 3000원을 저축해 의미 있는 일에 써보자고 시작한 것이 결실을 맺어 기쁩니다. 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지역을 위해 기여하고 싶었는데 퇴직하기 전에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다행입니다.”

주말도 거르지 않고 매일 3000원씩 저축한 일명 ‘삼천냥통장’은 10년 세월을 거치면서 1333만원으로 불었다. 10년 만기로 시작했던 적금통장의 개수도 42개나 됐다.

가장 큰 결실은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 쉽게 피로해졌던 몸은 금연으로 자연스럽게 치유됐고, 더 활기있게 일상에 전념할 수 있었다.

청주랜드관리사업소 관리팀에서 생태관 및 육묘장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변 주무관은 금연을 하면서부터 꽃과 나무에 대해 묻는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그간 담배냄새로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우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피우던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는 일은 변 주무관에게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생수를 마셨더니 하루에 물 3ℓ 마시기가 일쑤였다는 그는 힘들 때마다 통장을 보며 ‘삼천냥통장’이 의미 있게 쓰일 날을 상상했다.

10년의 긴 시간동안 금연적금을 하면서 재밌는 일도 많았다.

흥덕구청 세무과에 근무하던 시절 적금잔액이 777만7000원일 때가 있었다.

행운의 숫자 ‘7’이 겹친 날, 좋은 꿈을 사고파는 것처럼 동료들에게 로또복권 신청을 받았다. 그날 그에게 복권구입을 부탁했던 한 동료가 3등에 당첨돼 부서원들에게 갈비탕을 대접했던 일은 지금도 회자된다.

동료들 사이에 변 주무관의 담뱃값 저축이 알려지면서 조재철 서원구 세무과 팀장과 김관순 흥덕구 세무과 팀장, 김정구 서원구 민원지적과 팀장, 전지철 청주랜드사업소 주무관이 담뱃값으로 소비하던 5000원을 저축하기 시작했다. 비흡연자인 노유미 서원구 민원지적과 팀장도 매일 저축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금연통장을 개설한 동료들을 귀띔해 주며 그들이 이 적금을 멈추지 않도록 보도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담뱃값을 매일 저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몇 동료들도 이 적금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금연 방법이 동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건강도 되찾고, 저축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변 주무관은 이웃돕기를 하고 남은 돈의 일부로 모처럼 제주도 가족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아버지의 금연통장이 자랑스러워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두 아들과 이웃돕기 성금기탁에 박수로 화답한 부인 김진영(50)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루에 3000원은 적은 돈이지만 이것이 모이니 1000만원이 넘는 목돈이 됐습니다. 금연으로 건강해지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금연적금’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변 주무관은 청주 출생으로 청주상고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공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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