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인증기업 탐방 (11)(주)신화아이티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장면 하나. 지난 1월, ㈜신화아이티 직원들이 정년퇴임식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특별 제작된 생크림케이크와 음료, 다과가 차려진 소박한 잔칫상의 주인공은 생산기술팀의 김상희(56) 차장. 14년을 이 회사에 몸 담아온 김 차장은 이날 홍원희 대표로부터 감사패와 5돈짜리 황금열쇠를 받았다. ‘함께 일하며 울고 웃던 지난날의 추억들이 언제나 새롭게 느껴집니다…’로 시작하는 문구가 새겨진 감사패를 받아 든 김 차장.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다.
장면 둘. 창설기념일을 맞아 지난 5월 1일 신화아이티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대회가 펼쳐졌다. 매년 하는 연례행사라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풋살, 발야구, 족구, 계주 등 다양한 경기에 참여하는 동안 분위기는 절로 화기애애해졌고 모두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런데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우승팀 발표가 아니었다. 경기 후 홍원희 대표가 전 직원에게 깜짝 선물을 한 것. 바로 원목과 아크릴로 된 명함패에 고이 담긴 순금 한 돈짜리 금명함이었다.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화아이티는 직원이 20명에 불과한, 작지만 큰 회사다. 주로 반도체 자동화 설비와 이차전지 설비를 생산하는 이 회사의 연 매출은 50억에 달한다.
회사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홍원희 대표는 ‘사람’을 꼽는다. 직원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회사가 그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이 회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7.5년에 달한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도 많은 편이다.
회사 성장에 기여한 장기근속자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신화아이티는 3,5,7,10년 근속자에게 격려금을 지원하고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상희 차장이, 올해는 민병재 대리가 3박4일간 일본에 다녀왔다.
지난 2014년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이 회사는 인증을 받기 이전부터 오랜 기간 여러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영유아 자녀를 둔 직원의 경우 출근 시간을 다소 늦추거나 퇴근 시간을 앞당겨주는 지연출근제와 조기퇴근제를 시행해 근로자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정규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그러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의 등원을 위해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하는 워킹맘이 있고, 첫째 주는 일찍 퇴근하고 둘째 주는 늦게 출근하며 셋째 주는 정상 근무하는 패턴으로 3주를 번갈아 다른 시간에 근무하는 워킹대디도 있다. 유연근무제 덕분에 신화아이티 직원들은 가정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고 양육에 대한 부담 없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올해부터는 임금피크제를 도입, 지난해 말로 정년퇴직한 김상희 차장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학(43) 경영지원부 이사는 “유연근무제 시행 초기에는 남녀 차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직원들도 있었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평일에는 정시 퇴근을 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유도하지만 업체 특성상 고객사에서 요청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퇴근이 늦어지기나 주말에 출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생일 축하 시간을 갖고 해당 월 생일자에게는 상품권과 케이크를 전달하며 축하한다. 두 달에 한 번 전 직원이 함께 볼링, 배드민턴, 풋살 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경기에 드는 비용은 물론 운동화, 티셔츠, 배드민턴라켓 등 장비도 일체 회사가 마련해준다.
또 매년 1회 가족초청의 날 행사를 갖거나 전 직원 워크숍을 연다. 덕분에 회사 직원 뿐 아니라 직원의 가족까지 서로가 오래된 이웃처럼 친숙하다. 휴가를 맞는 직원들에게는 휴양시설을 지원해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오창 중앙병원과 자매결연해 본인과 가족에 대한 진료비 감면 혜택을 주기도 한다. 야간대학 진학을 원하는 직원에게는 학비를 일부 지원하고 타지에서 온 직원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한다.
이상학 이사는 “회사에서는 추후 자녀 학자금 제도를 시행하거나 개인 건강검진 시 비용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직원들이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유나 빵 등 간단한 아침 식사를 제공해 직원들이 점심을 기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복리 후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신화아이티는?
이차전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생산 설비 전문기업이다. 1998년 3월 신화정밀로 시작, 2006년 7월 법인 전환했다. 현재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본사와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청주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차전지 리드탭 설비 및 소형·중대형 리드탭과 관련해 7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우수중소기업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1월 청주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3월에는 고용노동청 청주지청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기술, 마케팅, 생산, 품질 경쟁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이차전지 분야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미션을 갖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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