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임기 보장 못한다. 잘잘못을 엄정히 따지는 신상필벌 적용하겠다”

29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산하기관장(공기업 및 출연기관장) 간담회 자리에서 배석한 기관장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최근 법원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권 시장이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산하기관장을 상대로 기강 확립에 나선 것이다.

권 시장은 “산하기관으로서 위치와 역할, 사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산하기관은 여러분이 속한 기관의 입장·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적 기관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성구 성북동 일원에 9홀 골프장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대전도시공사가 유성구와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는 데 대한 질책성 발언으로 읽힌다. 대전마케팅공사가 대전시나 유성구와 제대로 된 상의조차 하지 않은 채 워터슬라이드 축제인 ‘슬라이드 대전 페스타’를 추진한 데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권 시장은 “새로운 정책·사업을 구상할 때는 관련 부서와 사전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 엇박자가 나고 방향이 안 맞을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취임 후 각종 구설에 오른 기관장을 겨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을 생각도 내비쳤다.

권 시장은 “여러분 행동 하나하나를 시민이 지켜보는 만큼 기관장으로서 솔선적인 행동·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의 위임을 받아 일하는 공공기관 대표라는 신분을 명확히 인식해 행동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임기직은 임기가 존중되어야 하는 게 맞지만, 보장은 못한다”며 “임기 내 열심히 일하면 되는데 임기를 보장받아서 그냥저냥 넘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잘잘못을 엄정히 따져 신상필벌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못박았다.

권 시장은 “시와 산하기관은 지시 및 통제받는 주종·갑을 관계가 아니고 동반자로서 힘을 합쳐 업적·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독자성과 자율성이 필요하지만 시정 목표와 방향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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