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길 <충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 너무 더우면 일사병이 생긴다는데?
사람은 기온이 너무 높으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땀은 몸에서 열을 내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그러다 보면 많은 양의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가 탈수 상태가 되고 몸에 힘이 없어지며 심하면 혈압까지 떨어질 수 있다.
 
● 열사병은 일사병과 어떻게 다른가?
햇볕이나 무더위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일사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뜨거운 환경에서 너무 오래 있다보니 몸에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잃어버려서 지나친 고온이 지속되고 심하면 의식을 잃게되고 심장이나 신장, 간기능까지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이다.

●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가장 필요한 처치는?
쇠약감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햇볕을 피해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기고 눕힌다. 가벼운 탈수의 경우 누워서 쉬기만 해도 회복될 수 있으나 대부분 수분 및 염분 보충을 필요로 한다. 너무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심하다고 생각되면 응급처치로 다리를 높이는 자세를 취해주는 것이 좋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린 상태에서 물만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에 염분이 부족해져서 어지러움증이나 쇠약감에서 회복되는 것이 늦어지므로 이온음료나 소금이 포함된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가장 위험한 증상은 의식이 저하되는 상태이므로 즉시 병원으로 옮겨서 생리식염수 주사를 시작해야 한다. 열이 계속 나는 경우에는 수분공급과 함께 미지근한 물로 몸을 계속 닦아서 수분을 증발시켜 열을 떨어뜨려야 하며 열사병의 경우 체온을 제때 정상화하지 않으면 뇌기능저하까지 발생 가능하므로 빨리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 무더위에 특히 약한 사람은 누구일까?
체격이 작은 유아는 조금만 심하게 땀을 흘려도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위험할 수 있으며 노인의 경우에도 체중에 비해 수분 함량이 적어지므로 역시 탈수에 취약하다. 
신장기능이나 심폐기능이 나쁜 만성질환 환자들도 더위와 탈수에 견디기 어려우며 신경질환이나 정신질환이 있어서 갈증을 잘 못 느끼는 사람들도 수분 조절을 하지 못해 탈수에 쉽게 빠진다. 
혼자 살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도 이상증상이 있을 때 더 악화될 위험이 많으므로 관리가 되어야 한다.
● 야외활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후 2시를 전후로 기온이 가장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는 되도록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기간 공복 상태로 뜨거운 한낮에 바깥에 다닌다면 더 쉽게 탈수에 빠질 수 있다. 
옷차림은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는 얇은 옷이 좋으며 햇볕을 많이 가리는 챙 넓은 모자가 도움이 된다. 필요하다면 휴대용 물병을 가지고 다녀도 좋으며 장기간 햇볕에 있지 말고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 무더위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은?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수분이 많이 포함된 식품일수록 좋다. 대부분의 과일은 비타민과 수분이 많이 있으므로 여름철에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물 자체도 하루에 1리터 정도는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커피가 탈수를 심하게 일으키지는 않고 수분을 보충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진하게 마시면 소변이 많이 나와서 오히려 수분이 부족해진다. 
맥주와 같은 알코올 음료들은 당장은 갈증이 해소될 수 있으나 이뇨 작용을 일으키는데다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수분을 많이 소모하여 오히려 탈수가 악화되므로 너무 무더운 날에는 술을 마시면 더 위험하다. 
음식은 평소와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뜨거운 낮 시간을 제외하고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이라도 적당히 몸을 움직여 주어야 근력의 약화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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