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이른 봄에

보리씨 뿌리고

봄비 뿌리고 , 오월은

보리꽃 피는 언덕이 될 것이다

 

제조체를 뿌리지 않으니

어지럽게 얽혀져 좋아하는 풀꽃들

 

아직 계란꽃과 천인국은

키재기를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슬처럼 내리는 여름 산그림자

연못가에 벗과 마주 앉아

돼지고기 한 근에 소주 한 잔 기울여 감사하는 삶

풀꽃 더불고

저물어 가고 있는 늙은 시인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