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묘순(편집국 기자 / 옥천지역 담당)

▲ 김묘순(편집국 기자 / 옥천지역 담당)

유해야생동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공무원, 군의회 의원, 농민. 누구에게 물어도 대책은 없었다. 그러나 피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은 고추, 옥수수, 고구마 등 밭작물과 복숭아, 배 등 과일 수확기와 함께 야생동물 피해가 커지는 시기라 한숨만 쉬고 있다. 동물들이 잎이나 열매를 따먹거나 뿌리째 뽑아먹어 농사를 망치기 일쑤기 때문이다.
군북면 쓰레기매립장 주변 농민은 아침에 나와 보면 쓰레기장 주변에 몰려온 까치, 까마귀가 과일을 다 버려놓는다. 그나마 남은 과일은 고라니와 멧돼지들이 내려와 과일나무 자체를 흔들어놔서 수확을 전혀 할 수 없게 만든다며 깊은 시름을 달랠 수 없음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옥천군은 유해야생동물 자율구제단을 지난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유해야생동물을 포획해 멧돼지 5만원, 고라니 3만원, 까치는 5000원에 수매해 매립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렵과 같은 현재 방법들도 한계가 있다. 개체수는 계속 늘고 있으며 동물들을 무조건 ‘유해조수’라 하여 포획만 하는 것도 생태계를 어느 시점에서 교란시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멧돼지나 고라니의 천적인 호랑이를 투입시키는 일도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야생동물 수렵이 아닌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밭 주변에 펜스를 쳐야한다. 또 전체를 망으로 둘러 씌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그러나 이것 또한 실효성이 없다. 농작물을 수확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금보다 시설물비용이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바로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지기 때문인 것이다.
이런 방법이 근본적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에 공무원도 농민들도 공감한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방법은 여전히 없다. 대책이 없는 한 야생동물로 인한 고통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야속한 세상이다. <옥천 김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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