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억∼500억 송금…호텔롯데, 762억으로 최대

(동양일보)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3년간 한국 내 법인으로부터 1400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오랜 역사와 사업 기간 등을 고려해볼 때 그간 상당한 규모의 배당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일본롯데홀딩스 등 16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3년(2012~2014년)간 한국 내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은 모두 1397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 421억2200만원, 2013년 411억9200만원, 2014년 564억7400만원이다.

특히 일본측 지분이 99.28%인 호텔롯데가 3년간 지급한 배당금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762억750만원에 달했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롯데홀딩스는 3년간 310억1900만원을 배당받아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분을 보유 중인 롯데케미칼(9.30%), 호텔롯데(19.07%), 부산롯데호텔(46.62%) 등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다.

BNK금융지주(2.01%)와 부산은행(2.01%) 지분을 보유 중인 일본 롯데는 3년간 189억8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장지회사 광윤사(光潤社)는 부산롯데호텔(6.83%), 호텔롯데(5.45%), 롯데캐피탈(1.92%), 부산은행(0.87%), BNK금융지주(0.87%) 등으로부터 132억8400만원을 배당받았다.

일본 잡지 발행사인 패미리도 부산은행(1.18%)과 BNK금융지주(1.18%) 등을 통해 127억100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의 핵심 지분을 사실상 나눠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구도 등은 베일에 싸인 12개의 'L투자회사'는 각각 25억5000만원~120억원을 배당받아 총 638억6600만원을 가져갔다.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일본 기업' 이미지가 부각되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연간 400억∼500억원의 이익금이 일본으로 송금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롯데의)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롯데는 한국 기업임을 강조했지만, "한국에서 돈 벌어 일본으로 빼낸다"는 세간의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롯데그룹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통해 2014년 일본 롯데 계열사에 대한 배당금이 모두 339억8426만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공개한 배당 회사 명단에는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롯데알미늄, 롯데푸드 등이 제외돼 있어 고의 축소 의혹을 낳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의 한해 매출 84조원, 전체 배당액 3천억억원을 감안할 때 일본 롯데 관계사 배당은 작은 규모"라며 "한국 롯데그룹의 이익은 대부분 한국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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