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문용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을 넘었다.

한국은 5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체육관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개최국 이란에 세트 스코어 3-1(17-25, 28-26, 25-20, 25-23)로 역전승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이란에 승리한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한국은 2008년 태국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이란에 1승1패를 기록한 이후 7연패를 당했다.

문 감독은 이날 '국보급 센터' 신영석을 투입하지 못했다. 4일 대만전 이후 양쪽 무릎 부상이 더 악화해서다. 이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극복해야 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이란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세터 권영민의 노련한 토스워크로 문성민과 곽승석, 최홍석이 편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6-6 이후 점수차가 벌어졌다. 상대 공격 성공과 최민호의 서브 실패, 범실로 3점차로 끌려갔다.

이어 서브 리시브가 갑자기 흔들리고 문성민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1세트를 8점차로 내주자 문 감독은 세터를 권영민에서 '젊은 피' 이민규로 교체했다.

하지만 한국은 2세트 초반 센터진이 허점을 드러냈다. 센터들이 전혀 블로킹 타이밍을 잡지 못해 이란에 완벽한 찬스를 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송희채의 강서브와 최홍석의 공격이 살아난 한국은 8-7로 리드를 잡았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면서 결국 듀스에 돌입했다.

한국은 집중력에서 앞섰다. 27-26으로 앞선 상황에서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로 결국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초반에는 앞서나갔지만 서브 실패 이후 곽승석의 연속 공격이 주춤하면서 6-6 동점이 됐다.

분위기는 다시 이란 쪽으로 넘어갔다. 8-8로 팽팽한 상황에서 상대 세터의 페이스 페인트에 당했다.

한국은 당황하지 않았다. 끈질긴 수비로 버티고 상대 실책까지 유도한 한국은 14-11로 앞서갔다.

이후 최민호의 속공과 송희채의 블로킹, 지태환의 연속 속공,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로 3세트도 집어삼켰다.

한국은 4세트 초반에도 이란의 기를 죽였다. 무기는 강력한 서브였다.

하지만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정확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9-9로 맞서다가 이란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분위기는 다시 한국 쪽으로 흘렀다.

20-21로 뒤진 상황에서 곽승석의 공격 성공과 상대 범실, 최민호의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란의 날카로운 반격에 23-23 동점을 허용했지만 상대 실책으로 간신히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이어 이란의 범실로 한국은 7년 만의 승리를 맛봤다.

한국은 조별예선(2차전)과 8강 플레이오프(2승) 성적을 더해 E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오는 6일 같은 장소에서 F조 4위인 일본과 8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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