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충북교육청 혁신기획담당서기관)

▲ 김성근(충북교육청 혁신기획담당서기관)

폭염주의보가 내린 8월초, 충주, 청주, 옥천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진행된 행복씨앗학교 기초과정 연수장에는 더위를 잊은 진지한 눈빛의 교원들로 가득 찼다. 
가장 자질이 없는 교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강사의 짓궂은 질문에 청중들의 답이 이어진다. 편애하는 교사, 배울수록 그 과목이 싫어지게 만드는 교사….
강의는 교육과정, 수업, 회복적 생활지도, 학교문화 등 학교혁신의 다양한 영역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연수에는 처음으로 10개의 행복씨앗학교 교사들이 나와 지난 한 학기 동안의 어려움과 성과를 발표하였다. 봄방학 때부터 신학기를 준비한 얘기며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 지켜야 할 생활협약을 맺은 사례들이 소개되었고, 학교내 각종 문제를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간 눈물겨운 소통과정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자치문화의 면면들이 함께 소개되었다. 새로 씨앗학교를 시작하려는 수강 교원들의 눈빛 속에 수많은 가능성과 공감대가 교차해갔다. 사례를 발표하는 강사들은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전해주려는 듯 고통과 감격의 모든 노하우를 진솔하게 풀어놓았고, 큰 울림이 가슴을 가득 메웠다.
행복씨앗학교 정책은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 능력, 집단지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구성원들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학교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다. 지난 2000년, 아무도 선호하지 않는 시골 구석진 학교를 교사들과 교장선생님이 합심하여 성공시킨 경기도 남한산 초등학교에 근원을 둔 혁신학교 운동은 수업과 교육과정 혁신, 학교공동체의 협력과 성장, 학생자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긴 가뭄, 메르스여파로 수놓았던 지난 한 학기 동안 충북 교육에는 김병우 교육감이 기치로 내 건 ‘함께 행복한 교육’의 실현을 위해 수많은 씨앗이 새로 뿌려졌다. 1100여명의 전문직, 교장, 교감을 대상으로 한 연수가 진행되었고, 행복씨앗학교와 준비교에서는 수업혁신을 위한 31개의 교사 학습공동체 연수가 진행되었다. 학습연구년제를 맞은 교사들을 포함한 40명의 교사들이 씨앗학교 컨설팅단을 꾸려 행복씨앗하교 운영에 동참했고, 교무실무사와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한 전문연수도 진행되었다. 학부모들도 적극 나서서 행복씨앗학교 학부모 네트워크를 구성하였으며, 이들은 충북에서 전국 혁신학교 학부모 네트워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충북 행복씨앗학교 강사 등 전문역량을 키우는 교육역량 강화과정 연수가 45시간의 긴 일정으로 첫출발을 예정하고 있다.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의 모든 간부직원, 주무관과 장학사들은 전북, 경기, 강원 교육청을 나누어 방문, 사례를 분석하고 토론하였으며, 교장연찬회에는 행복씨앗학교 교장선생님이 나와 사례를 발표하였다.
지난 7월에는 청주에서 전국 혁신학교 담당관들이 함께 모여 그간의 사례를 분석하고, 모든 학교에 혁신학교의 사례를 일반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제 각 학교로 2016년 행복씨앗학교 선정을 위한 공문이 각 학교로 내려갔다. 10월말이면 새로운 행복씨앗학교 10개교와 준비교 20개교가 선정될 것이다. 1기 행복씨앗학교는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사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열정으로 씨앗이 움트고 있다. 학생수 천명이 넘는 남산초, 성화초에서는 학년제 운영 등 창의적인 사례를 내고 있고, ‘아줌마 교사도 할 수 있는 행복씨앗학교’를 표방한 옥천여중 등 모든 행복씨앗학교에서는 서서히 아이들의 밝은 웃음과 학부모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곧 시작되는 2기 행복씨앗학교는 그 윤택한 거름위에서 더 큰 꽃망울을 일궈 내리라 생각한다. 교육청은 그간 마음으로 성원한 것 외에 예산 등을 핑계로 교무실무사를 추가배치하거나 하는 등의 지원도 변변히 지켜내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소식. 충북 행복씨앗학교, 잘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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