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하반기 공연부터 오디션을 통해 출연자를 선발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출연자를 뽑기로 하고 지난 5일 2015-2016년 정기공연과 지역공연에 참여할 성악가 선발 공고를 냈다.

국립오페라단은 "투명성 및 공정성에 입각한 오디션이라는 새로운 캐스팅 정책 변화를 통해 이제까지 국립오페라단 무대에 서지 못한 기량이 뛰어난 모든 성악가에게 문호를 개방해 출연기회를 확대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2013년을 비롯해 과거에도 필요에 따라 종종 공개 오디션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주로 해외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된 성악가를 데려오거나 음원, 비공개 오디션 등 내부 검증절차를 거쳐 캐스팅했고, 공개 오디션을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하나의 캐스팅 정책으로 삼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지난 7월 취임한 김학민 예술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 변화다.

이를 놓고 성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단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고 숨은 실력자를 발굴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 성악계에서는 '한국에도 좋은 성악가가 많은데 국립오페라단이 외국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을 위주로 작품을 올린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왔다. 일각에서는 예술감독과 연출가 등의 취향과 인맥에 따라 캐스팅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반면, 오디션이 중심이 되면 중량감 있는 성악가들의 무대가 상대적으로 줄어 자칫 공연 수준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용숙씨는 "국립오페라단은 그동안 세계에서 잘한다고 손꼽히는 성악가를 데려오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매번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해외에서 활동하는 좋은 가수들이 많이 왔다. 그런데 앞으로 그런 기회가 적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공연 수준이 더 좋아질지, 더 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디션은 좀 더 좋은 성악가를 찾기 위해 캐스팅 창구를 넓힌다는 의미로, 작품과 출연진 수준의 저하는 없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디션을 해도 적임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배역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캐스팅하는 장치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좋은 성악가를 찾는 작업은 이전과 변함없이 병행한다"며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디션은 오는 17∼19일 1, 2차에 걸쳐 진행된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악가들은 올해 하반기 작품인 '진주조개잡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내년 지역 공연인 '라트라비아타' 등 6개 공연에 주조역 등으로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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