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국 청주대 교수, '역학으로 풀어보는 대한민국' 발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한민족의 현실에 대해 역학(易學)적 인식과 해법을 제시하는 ‘역학으로 풀어보는 대한민국’이 발간됐다.

송재국(63·사진) 청주대 인문대학장(문헌정보학과 교수)이 그동안 지면을 통해 발표해 온 글을 모아 엮은 것. ‘어떤 본질적인 의구심에 대한 갈증’으로 서른셋이라는 늦은 나이에 충남대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하며 주역을 전공하기 시작한 송 교수는 30년간의 연구를 토대로 역학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생각들을 책 한 권에 담았다.

‘단군 신화의 역철학적 해석’, ‘역학(정역)의 후천(개벽) 소식’, ‘주체사상의 철학적 평가’ 등 논문과 송 교수가 발생했던 회보 ‘해석과 판단’에 실렸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단군 신화의 역철학적 해석’은 1992년 중국 북경대에서 열린 4차 조선학국제학술토론회에서 발표한 논문. 당시 북한의 학자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철학이며 공화국의 존립 근거’임을 홍보하던 상황에서 송 교수는 “김일성 주체사상은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인륜적 도깨비 생각 놀음”이라고 강조해 첨예한 논쟁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책에는 당시의 상황을 송 교수가 직접 정리한 참관기도 함께 실려 당시의 팽팽하고 긴장됐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배고픈 시강강사 시절, 동창이 근무하는 은행에서 500만원을 대출 받아 마련한 대전 유성의 10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역학사상연구소를 운영했던 송 교수. 연구소장이며 동시에 연구원으로 ‘인연 닿는 벗’들을 모아 연구소를 꾸려나갔던 그는 당시 두 달에 한 번 200여부의 회보 ‘해석과 판단’을 제작해 언론사, 국회의원,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회보는 1995년 청주대 교수로 임용돼 연구소 문을 닫을 때까지 1년 동안 5회에 걸쳐 발행됐다.

책에 실린 ‘김일성은 당장 선택해야 한다-인민과 함께 살 것인가? 혼자 죽을 것인가?’는 ‘해석과 판단’ 세 번째 소식을 통해 공개됐던 글. 추후 월간조선에도 실리며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역시 ‘해석과 판단’을 통해 선보였던 ‘한국 지식인의 무지와 위선을 개탄한다-'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대한 동양적 규정’을 통해서는 이른바 지식인들의 위선에 대해 맹렬히 공격한다. 지식인들은 자기반성에 인색하고 남의 잘못을 추궁하는 데는 혹독해 ‘비판을 즐기고 책임은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는 것. 토론회가 끝난 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하는 말과 같다고도 비난한다.

송 교수는 “임금이 유일하게 상석인 북쪽 자리를 내주는 때가 단 한 번 있는데 바로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을 때”라며 “스승은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도를 전해주는 사람이다. 오늘날 지식인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대(1988년)와 청주대(2014년) 학내 사태로 수업이 중단됐던 당시에도 그는 “학생들이 학생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선생이라도 선생 노릇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신조로 강의 시간 내내 교탁을 지켰다. 공자의 정명사상(正名思想)을 실천한 것이다.

송 교수는 “새벽에 홀로 일어나 누가 읽고 격려해 주거나 보상해 줄 것이라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나만의 생각을 더듬으며 글을 써 내려가던 그 때의 그 축축한 밤공기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며 “(이 책은) 외롭고 막연한 환경에서도 올곧은 생각으로 정직하게 써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던 눈물겨운 어휘와 문장들”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1953년 제주도 애월 출생으로 한남대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역학특강 : 눈 들어보니 거기 하늘이 있었네’, ‘송재국 교수의 주역풀이’ 등이 있다.

상생출판. 39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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