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임시각의서 확정…경제인사면 축소 기류

(동양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의결한 광복절 사면안에 대해 공식 보고를 받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면심사위의 사면안이 오늘 청와대에 도착해 대통령께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께서는 마지막까지 심사숙고를 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면심사위가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사면안을 의결한 것은 지난 10일이었지만 이틀이 지난 시점에 청와대에 도착한 것은 관련 국무위원들의 부서가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고심을 거쳐 마련한 사면 명단은 13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리는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사면의 의미와 원칙,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이며, 국무회의가 종료된 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발전·국민통합' 2가지 기준을 제시하며 광복절 사면 단행 방침을 밝혔고, 이후 법무부 사면심사위가 가동되면서 2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사면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사면 대상에서 정치인은 원칙적으로 배제되지만 대기업 총수는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줄곧 강조한데다 재계의 경제인 사면 촉구가 공개적으로 잇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 지배주주·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 최근의 롯데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치고 국민 공감대 충족이라는 기준과 원칙이 작용하면서 경제인 사면 규모는 크게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류는 이미 사면심사위 의결안에도 반영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만 유일하게 포함된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은 배제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 회장의 경우도 잔여 형기를 면해주는 사면 대상에만 들어갔지 복권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등 대상 선별이 엄격하게 이뤄졌다는 얘기도 법조계에서 흘러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누구도 명단을 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인의 경우 조금 덜 하려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 수 알 수 없기 때문에 최종 명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확인이나 예측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 참모는 "내일 아침 임시 국무회의에서 확정되는 명단이 최종이고 유일한 버전"이라며 "지금 나오는 얘기는 일부 맞는 것도 있지만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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