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때 전사한 큰형 잊을 수 없어”

 

해방의 기운이 눈을 틔울 무렵인 1945년 2월 7일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나의 탄생과 함께 맞이한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우리에게 평화를 안겨줬다. 온 국민은 해방의 환호를 세계를 향해 외쳤다. 그러나 기쁨의 환호도 잠깐이었다.

큰형 정영순(1930년생)이 6·25전쟁에서 전사했다. 이때가 가장 슬픈 기억으로 남았다.

전쟁 그것은 목숨을 내놓고 싸워야 하는, 예외 없는 아이러니라고는 하지만 명령, 그 모순이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란 수단과 목적의 엄청난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역사의 현장이다. 그러나 개인에게 혹은 국가에 무지한 상처를 안겨주고 떠났다.

형이 마지막 휴가를 다녀가고 바로 전사했으니, 나에게는 그 형의 마지막 휴가 모습이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전쟁의 상흔과 함께 형의 죽음이라는 잔영을 평생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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