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아내는 눕기를 좋아한다

내 무릎에 누워

못생긴 내 얼굴 쳐다보기를 좋아한다

내가 검정색 츄리닝바지를 입는 날이면

어김없이 다가와 기어코 내 무릎에 눕는 아내는

내가 친정아버지란다

나처럼 단신이었던 장인어른이 물려주신

유난히 짧은 츄리닝 바지를 입노라면

아내는 내 무릎에 누워

재롱을 부린다

쉰 넘은 아내가 나보고 친정아버지라며

해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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