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청주 ‘지게차 사망사고’ 상황이 담긴 CCTV영상이 지난 18일 JTBC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지역주민들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게차 사망사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화장품제조업체에서 근로자 이모(35)씨가 김모(37)씨가 몰던 지게차에 치여 숨진 사고를 말한다.
운전을 한 김씨는 “지게차에 실린 짐 때문에 앞에서 걸어가는 이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문제는 사고발생후 회사측의 대처다.
회사 측은 이씨를 자신들이 지정한 병원에 보내야 한다면서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를 돌려보낸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출동은 했지만 회사 측에서 두 번씩이나 괜찮다며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해 돌아왔다”고 말했다.
매뉴얼에 따라 지정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도 맞지만, 생명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가까운 종합병원을 놔두고 거리가 먼 지정병원으로 이송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린지 이해할 수 없다. 매뉴얼은 사람목숨을 위한 것이지만 사람목숨보다 더 귀한 매뉴얼은 이 세상 어디에도 있어선 안된다.
본보 기자는 회사 측과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유가족들과 주민, 네티즌이 이토록 분노하는 것은 회사 측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더욱 소름 돋게 하는 건, 골든타임을 놓쳐 이씨의 생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에도 공장 안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게차가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또 다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세우고 유가족에게 백배 사죄하기 보다는 매뉴얼대로 했다는 원칙을 따지며 핑계만 대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사 측에 묻고 싶다. “숨진 이씨가 단순 근로자가 아닌 이 회사 대표였다면 그 때도 이렇게 대처했겠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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