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배

매미울음 가득한 여름날

텅 빈 집

갑자기 들이닥친 소낙비

칠흑 같은 어둠이다가

언제 그랬냐 싶게

또다시 매미가 울고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

작은 바람에도 여닫히는 부엌문

배고픔으로

무서움으로 가위눌림에 뛰쳐나와

파란 감꼭지가 뒹구는 골목길 서성였지

여름날의 그림자는

그렇게 사방 뚫린 구멍으로

지금도 날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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