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량복용 설사·복통 유발" vs "질병예방·치료 효과"

(동양일보) 질병관리본부가 "굳이 비싼 비용을 치러가면서 각종 비타민 C 제품을 사서 보충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자 비타민C 보충제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한국인이 식사 등 매일 먹는 음식만으로 하루 비타민C 권장량(100㎎)의 98.7%를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C가 가볍게는 피로 해소나 감기 예방 효과부터 심지어는 치매나 암 예방, 항암 효과까지 있다는 주장이 의학계에서 계속 나오면서, 비타민C 제품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

비타민C는 인체 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동물·식물에서 합성한 것을 섭취해야 한다.

체내에 필수적인 물질인 만큼 섭취 자체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으나 권장량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보통 100㎎을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미국 의학협회,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는 성인에게 90㎎을, 영국 음식표준국(FSA)과 영국국가보건서비스(NHS)는 성인에게 40㎎을 권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45㎎, 임신한 여성에게는 55㎎, 수유 여성에게는 70㎎을 권한다.

서울대 의대 이왕재(해부학) 교수는 비타민의 효능을 주창하는 '비타민C 전도사'로 통한다.

이 교수는 하루 6000㎎ 이상을 복용하는 고용량 용법으로 비타민C의 질병 예방 효과는 물론 치료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비타민C는 수용성으로 다량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비타민C를 과량 복용하면 설사 복통 등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신장결석의 위험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하루 1천㎎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감기 예방 효과 등을 위해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도 효용성이 있는지 논란이다.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매일 200㎎이상 비타민C를 복용한 사람 중 마라톤 선수 등 운동량이 특별히 많은 사람은 감기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거의 없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아픈 기간을 줄여주는 약간의 효과도 일부 증명됐다. 그러나 1년 동안 감기로 아픈 기간을 12일에서 11일로 줄이는 정도로 효과가 미미한 편으로 나타났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정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비타민C를 권장량을 넘겨 꾸준히 복용하라고 권장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장항석 연세대 의대 교수는 최근 펴낸 저서에서 "비타민이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명백하지만, 영양보충제의 어떤 치료 효능이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며 "아까운 돈을 영양보충제에 헛되이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비타민C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필요 이상의 양을 섭취하면 바로 배설되며, 이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을 먹어도 몸에서 어떤 획기적인 역할을 할 만큼 특별한 혈중 농도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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