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한국프로야구 데뷔 이래 괴물같은 투구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한화 이글스의 교체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의 돌풍이 멈춰 섰다.

NC는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치러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로저스를 앞세운 한화를 4-1로 제압했다.

전날 11회 연장까지 가는 피 말리는 승부 끝에 삼성 라이온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화는 특급 용병 로저스를 내세워 연승에 도전했으나 NC의 벽을 넘지 못했다. 

KBO 데뷔 4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은 1.31에 불과했던 로저스는 이날 6이닝 4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하며 첫 패전을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79로 치솟았다. 투구 수는 129개. 
김익수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도 불만을 드러낸 로저스는 이종욱, 조영훈, 나성범에게 집중타를 얻어맞고 순식간에 3실점 하며 무너졌다.

로저스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에 흥분하며 자멸한 반면, 해커는 8이닝 4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16승(4패)째를 수확하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KBO에서 가장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는 로저스를 무너뜨린 NC는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이 역대 7번째로 개인 통산 700승을 신고해 겹경사를 맞았다. 김 감독은 통산 1천329경기에서 700승 606패 23무의 성적을 냈다.  

잠실구장에서는 SK 와이번스가 이틀 연속 뒷심을 발휘하며 LG 트윈스에 6-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정은 3타점 활약을 선보이며 부활을 선언했다.

2연승을 달린 7위 SK는 이날 나란히 패한 5위 KIA 타이거즈, 6위 한화를 각각 2.5게임, 1.5게임 차로 추격하며 5위 싸움을 다시 안갯속으로 밀어 넣었다.

선두 삼성은 두산 베어스의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7-6으로 승리하며 가장 먼저 70승(44패) 고지에 올라섰다. 

이에 반해 올 시즌 삼성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두산 베어스는 또다시 경기를 내줘 상대 전적에서 3승 10패로 밀렸다. 

두산은 믿었던 좌완 선발 장원준이 장타 3방에 6실점하며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장원준과 마찬가지로 삼성 선발 윤성환(5⅔이닝 5실점)도 투구내용이 명성에 미치지 못했으나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13승(7패)에 성공했다.

2위 NC가 이날 승리하고 3위 두산이 패하면서 두 팀의 승차는 4.5게임으로 더욱 벌어졌다. 

또 하나의 에이스 맞대결이 펼쳐진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의 조쉬 린드블럼이 넥센 히어로즈의 앤디 밴헤켄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롯데는 린드블럼의 8이닝 3실점 역투에다 짐 아두치와 오승택이 나란히 3타점씩을 뽑아낸 데 힘입어 넥센을 8-3으로 제압했다.

린드블럼은 시즌 11승(7패)째를 낚았고, 밴헤켄(6이닝 10안타 1볼넷 4실점)은 시즌 6패(12승)째를 떠안았다. 2위 탈환을 위해 매 경기가 소중한 4위 넥센은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를 내줘 타격이 더 컸다.
 

"희비 갈리는 순간이야"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7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 열린 프로야구 NC-한화전. 6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NC 조용훈이 친 2타점 적시타 때 2루에 있던 이종욱이 홈에서 세입하며 환호하고 있다. 뒤에 서 있는 한화 선발 로저스가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5.8.27 choi21@yna.co.kr
넥센의 거포 박병호는 그를 보려고 부산까지 내려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하위 케이티 위즈는 안방에서 갈 길 바쁜 KIA 타이거즈를 5-3으로 꺾고 '고춧가루 부대'의 매운맛을 선사했다.

40승(75패) 고지에 올라선 케이티는 승률을 0.348로 끌어올리며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SK 와이번스전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2연패에 빠진 KIA는 56승 57패가 돼 다시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케이티 선발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은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충족하며 시즌 9승(9패)째를 거뒀다.

◇ 마산(NC 4-1 한화) = 로저스와 해커의 선발 대결로 5회까지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NC는 5회말 1사에서 나성범이 우중간 2루타를 날려 노히트에서 벗어났지만 후속타자 2명이 모두 범타에 그쳤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화는 6회초 무사 만루에서 제이크 폭스의 2루수 앞 병살타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NC는 6회말 2사 후 김준완의 볼넷 때 로저스가 심판 판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종욱의 안타와 도루로 2, 3루의 기회를 잡은 NC는 조영훈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내 역전에 성공했고, 나성범이 좌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날려 3-1로 달아났다.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내준 이후 주심과 언쟁을 벌였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에도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화풀이를 했다.

NC는 8회말 조영훈의 1타점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추가하며 쐐기점을 얻었다.  
 

'희생 플라이 허용 아쉽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SK 경기에서 LG 선발투수 류제국이 5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다 6회 1사 3루 상황에서 SK 최정에게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15.8.27 utzza@yna.co.kr
◇ 잠실(SK 6-3 LG) =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지난 22일 복귀, 전날부터 선발 지명타자로 출격한 최정이 3타점 활약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0-2로 끌려가던 SK는 6회초 1사 3루에서 최정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냈다. 최정의 복귀 후 타점이다.

8회초 SK는 LG가 실책으로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역전극을 펼쳤다.

선두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우익수 2루타를 때리고, 우익수 이진영이 공을 더듬는 실책을 틈 타 3루까지 내달렸다. 다음타자 이명기는 내야 땅볼을 쳤으나 LG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이를 옆으로 흘려보내 출루했다.

무사 1, 3루에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때려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탄력을 받은 SK 타선은 박정권과 대타 박진만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6-2로 벌렸다. 

LG는 8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재역전을 꿈꿨으나 손주인의 병살타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 대구(삼성 7-6 두산) = 8월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던 장원준이지만 삼성의 타선을 버텨내지 못했다.

삼성은 0-2로 뒤진 3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날려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4회말 이승엽의 시즌 22호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더 달아난 삼성은 2사 후 볼넷 2개에 이어 박해민이 2타점 우중간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5회초 1점, 6회초 2점을 뽑아내며 추격전을 벌인 두산은 8회말 불펜진이 1점을 내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두산은 9회초 삼성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삼성을 1점 차로 압박했지만 양의지가 루킹 삼진, 고영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 사직(롯데 8-3 넥센) = 타선의 응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8회 역전 SK 승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SK 경기. LG를 6-3으로 꺾은 SK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손바닥을 부딪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5.8.27 utzza@yna.co.kr
롯데는 1회말 손아섭의 타구를 좌익수 브래드 스나이더가 놓친 틈을 타 무사 2루의 기회를 잡았고, 이어 정훈의 중전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냈다.

1회초 무사 만루, 2회초 1사 2루, 3회초 무사 1, 2루의 기회를 번번이 놓친 넥센은 4회초 김하성의 솔로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롯데는 5회말 황재균의 1타점 좌월 2루타로 리드를 되찾았다. 이어 짐 아두치의 타구가 투수를 스쳐 2루 베이스를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내야수들이 잡지 못하는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7회초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은 넥센은 고종욱과 서건창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스나이더가 삼진을 당한 데 이어 유한준의 3루수 직선 타구 때 2루 주자마저 아웃되면서 땅을 쳤다.

롯데는 공수교대 후 아두치의 1타점 적시타 이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오승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날려 승부를 갈랐다.

◇ 수원(케이티 5-3 KIA) = KIA는 1회초 선두타자 신종길의 2루타와 박준태의 희생 번트에 이은 브렛 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이어진 1회말 케이티는 1사 후 이대형의 2루타와 앤디 마르테의 적시타로 간단히 동점을 만들고 김상현의 볼넷, 박경수의 2루타, 김태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3-1로 뒤집었다.

케이티는 3회말 첫 타자 마르테의 좌월 솔로 아치와 1사 만루에서 나온 KIA 선발투수 박정수의 폭투로 2점을 더하며 달아났다.

KIA는 4회초 무사 1, 3루에서 김다원의 우중간 적시타와 케이티의 실책을 묶어 2점을 쫓아갔지만 병살타가 나오면서 추격의 맥이 끊겼다.


또 4경기 중 3경기가 완투승이고, 그중에 2경기가 완봉승이었던 로저스는 심판 판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데뷔 이후 최소인 6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KBO 최고의 투수 간 선발 대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는 5회말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인 로저스가 에릭 해커(NC)에게 판정승을 거두는 듯 보였다.

그러나 로저스는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후 풀카운트에서 김준완의 체크 스윙을 권영철 3루심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볼넷을 내준 이후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