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부지 방치로 황폐화…서산시 "투자 이행 권유 외 대책 없어"
(서산=동양일보 장인철 기자) S-오일이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 짓기로 한 공장 건설이 지연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8일 서산시와 대산읍 및 주민들에 따르면 S-오일은 2006년 7월 대산2일반산업단지 지정 이후 한 차례 사업계획을 변경한 뒤, 지난해 9월 LNG터미널와 LNG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원자력 위주로 변경하면서 LNG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투자를 계속 미루고 있다.
특히 500억원에 달하는 국공유지 및 영농손실 보상비를 책정하고 올해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업 계획이 미뤄지면서 보상 절차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대산석유화학공단 마을 주민들의 모임인 '상생발전협의회'의 허광회 회장(독곶1리 이장)은 "산업단지 지정 후 10년째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여서 인근 주민들은 '이럴 거면 왜 공단을 만들어 사람들 쫓아내고 더부살이를 시키느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주말이면 서산8경 중 하나인 황금산을 찾는 관광객들도 황무지를 보고 고개를 돌린다"고 말했다.
공장 부지 114만2천205㎡(약 35만평) 주위에는 철조망이 설치돼 있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부지는 온통 잡풀로 뒤덮인 채 방치돼 있다고 허 회장은 덧붙였다.
허 회장은 "기업이 사정상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면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다른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몇 년 전부터 서산시와 충남도에 진정도 넣고 직접 찾아가 읍소도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수급 기본계획 변경에 따라 기업이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이어서 시로서는 투자 이행을 권유하는 것 이상의 어떤 조처를 할 수 없고 공단건설 완료 시한인 2018년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S-오일 측도 투자가 미뤄지면서 '비업무용토지' 보유에 따른 세금으로 해마다 약 40억원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산 산업단지 조성계획 승인권자인 충남도 관계자는 "2018년을 넘기기 전에 사업계획 변경을 신청해 다시 기한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주민들의 불만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