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우리는 항상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존재보다도 나약하다면 나약한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함께 하면 만물의 영장이 된다.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싸우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역사 자체가 투쟁의 역사이다. 하지만 투쟁은 더 나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 창조를 위하여 불가피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역사의 한 부분이며 많은 투쟁이 존재한다. 작은 가정내의 싸움에서 종교에 의한 민족간의 커다란 싸움까지 있다.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싸움은 우리가 우리의 주변을 힐책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쉽게 나의 가족간에도 많은 싸움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부부간, 부모자자식간 훈육한다는 것이 힐책이 되어서 싸움이 된다 하지만 부부간은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와자식간은 싸움이란 말 보다는 훈육이라는 말이 맞다. 이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식을 나쁘고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있을까? 그런 부모는 없다. 자식의 앞날을 행복하고 잘 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훈육하는 것이 관념이 다르다 보니 싸움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훈육이지 싸움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오늘은 교육적 의미의 훈육과 싸움의 씨앗이 되는 힐책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훈육(訓育)이란 무엇인가? 훈육은 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른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힐책(詰責)은 잘못된 점을 따져 나무람으로 꾸짖음을 말한다. 슬기로운 지배자 솔로몬은 잔소리가 많은 여자와 더불어 지내느니 차라리 지붕밑 다락방에 사는 편이 현명하다고 하며 잔소리는 인간관계를 해치는 독소임을 표현했다. 잔소리는 이미 비평이나 힐책의 말이 효과를 상실한 상태를 가리킨다. 효과를 얻기 위한 비평이나 힐책은 단 번에 그쳐야 한다. 또한 힐책의 방법으로 예전의 일을 들추어내거나 직업적인 이야기를 확대 함으로써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면 안된다. 현대사회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녀교육은 부모가 직접 본을 보이는 롤모델형 교육이다. 포털 강사닷컴에 따르면 10대에서 50대 이상까지 남녀 1,7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좋은 자녀교육 설문조사에 의하면 34.8%가 가장 좋은 자녀교육으로 부모가 직접 본보기가 되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고로 뽑았다. 다음은 잘 놀아주고 대화하는 친구형 교육이 28.9%이고, 이어서 모든 능력을 다해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는 물량공세형 교육이 14.4%로 뒤를 이었다. 허나 잘못을 엄격하게 다스리고 잡아주는 훈계형 교육은 13%,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내버려 두는 자유방임형 교육이 8.9%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는 어른이 없다고 한다. 나이 많다고 어른은 아니며,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되어도 부모답고 어른답기는 어렵다. 나이 먹으면 지혜를 가질 가능성은 크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될까? 주위의 약점, 허물, 슬픔, 고통 등 많은 인생을 보듬고 껴안을 때 어른이 된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사랑이 내려와 어른스러워 지는데 70년이 걸렸다고 한다. 나이 들면서 체력 기억력은 약해지고 직장에서는 퇴출 된다. 우리사회는 구심점이 없으며 요즘 애들은 철이 없고 싸가지가 없다한다. 우리의 젊은 시절도 기성세대들이 볼 때 마찬가지 였다. 힐책이란 타인을 해치는 것이 아닌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남을 위한 일이다. 힐책이란 부모의 애정어린 훈육과 같으며, 피교육자가 더 나아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의 목소리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많은 다툼이 있으며 친구, 어른, 부모 등과의 충돌이 있 있다. 허나 수평관계인 친구사이는 싸움이라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간은 싸움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부모와의 싸움은 있을 수 없으며, 부모는 항상 자식편에서 자식의 미래가 오랫동안 행복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런 부모를 자식과 싸웠다는 표현은 어불성설이다. 부모는 자식의 행복만 바라니 이는 다툼 혹은 싸움이 아닌 훈육이다. 하여튼 우리네 일상생활속 많은 다툼이 있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존재하지만 이는 사랑의 훈육일 뿐이다. 앞으로 우리는 가정 사회 국가로 훈육을 확대하여 우리 국민이 서로 훈육하며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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