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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교육부의 책임이다<서관석>
데스크칼럼-교육부의 책임이다<서관석>
  • 서관석 기자
  • 승인 2015.08.30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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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석(편집국 부국장 / 음성지역 담당)
▲ 서관석(편집국 부국장 / 음성지역 담당)

조선 중기의 학자 이준(李埈)의 창석집(蒼石集)에 오성 이항복(李恒福)이 조정에서 가장 높은 벼슬인 재상으로 있을 때 일화가 있다.
높은 관리들이 찾아오면 당연히 앉아서 절을 받았다.
어느 날 시골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 종 9품의 미관말직인 훈도(訓導)가 문간에 와 있다는 전갈을 받고는 버선발로 뛰어나가 정중히 모셔왔다.
재상의 이 같은 접대의 이유는 자신이 어렸을 때 회초리를 맞아가며 그 훈도에게 글을 배웠다는 것뿐이다.
재상이 된 뒤에도 오만하지 않고 옛 스승을 모실 줄 아는 제자를 보고 시골의 한 훈장은 비단과 쌀 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은 뿌듯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교단에서 가슴 따뜻한 사제지간의 모습은 이제 흔한 과거의 일로 치부된다.
매일같이 지면에 쏟아지는 기사는 학생자살과 폭행 등 교실 붕괴의 모습들이다.
학생지도와 수업을 핑계로 한 교사들의 폭행과 폭언, 감정 섞인 체벌,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꾸짖는 교사에 학생은 법 대로를 주문하고 체벌현장을 스마트 폰으로 찍어 인터넷에 퍼트리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문제가 심각해지면 교사와 학생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몰려 경찰의 조사를 받고 보다 못한 일부 교사들은 수업 중 말썽을 피운 학생을 보고도 일부러 못 본 척 회피한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분명히 다른 각도에서 봐야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 곳곳에서는 서로 충돌하고 마찰이 일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교사들의 일그러진 모습도 부지기수지만, 학생들의 일탈과 도를 넘는 행위도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국회와 교과부, 교원단체 등에서 내놓은 학교폭력의 실태를 보면 오히려 근절되기는커녕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는 추세다.
학교폭력이 급우들 사이에서 짓궂은 장난이 아닌 범죄행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이유로 쉬쉬 하기에 급급하고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가해자를 몰아 부치거나 화해만 종용한다.
학부모들도 후환이 두려워 폭행사실을 알리지도 않는다.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정부가 학교폭력과의 전쟁까지 선포하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했을까.
교육하는 학교에 교육은 없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이 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교육부는 현재 인권교육조례가 시행되는 시도 외에도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인권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선생님이 된다는 것을 흔히 교편(敎鞭)을 잡는다고 표현한다.
가르칠 ‘교’에 채찍 ‘편’을 써 채찍을 잡아 가르친다는 말이다.
굳이 이항복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 회초리를 맞은 기억이 생생하지만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아무리 혼탁하고 인정이 메마른 세상이지만 교단에서만큼은 따끔한 충고와 올곧은 훈계는 계속돼야 한다.
교권 붕괴 현실에서 사소한 벌도 주지 못한다면 교실은 더욱 황폐화 된다.
교단의 위상도 추락할 게 뻔하다.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교사도 변해야 한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존재 의미가 없듯이 학생인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오늘날 학교가 이 지경이 된 것은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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