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기

메밀꽃이 피면야 나는,

누님 곁으로 갈란다.

 

고추잠자리 등에 업혀

누님 곁에 가서

자지러지게 한바탕 웃어 볼란다.

 

꽃이야 피면야

그곳으로 가서

누님 한번 후드러지게 불러 볼란다.

서럽게 울어나 볼란다.

 

달빛마저 끌어다가

파도로 몸살하게 하고

 

눈이나 풀풀 내리면

실컷 얘기나 해서

죽어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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