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입로 간격 200m 불과…동선도 겹쳐

▲ 중앙고속도로 하행선 남제천 톨게이트 진·출입구간이 근접돼있어 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 도로가 굽은 데다 진·출입로간 거리도 2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동선이 겹치는 구간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어렵다. 빨간 화살표는 톨게이트 진입노선, 파란색은 고속도로 진입노선이다. <사진 김수연>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톨게이트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차가 튀어나와 당황했습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제천으로 떠난 A(42·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나들목) 인근에서 아찔한 사고를 겪을 뻔 했다. A씨의 차량이 남제천 톨게이트(요금소) 출구 쪽으로 방향을 꺾으려던 중 고속도로 진입 차량을 발견했다. 갑자기 차량이 보이자 A씨는 순간적으로 급정거했고 뒤따르던 차들은 깜짝 놀라 경적을 울리며 옆으로 추월해 갔다.

A씨는 “초행길이라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가다 보니 옆쪽에 출구가 있는 것을 알지 못했고 언덕에 시야도 가려 고속도로 진입차량을 잘 발견할 수 없었다”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 6월 평택~제천고속도로 완공 이후 변경된 남제천 IC 인근 남제천 톨게이트 출구 구간이 위험하게 설계돼 초행길 운전자들의 사고발생 우려가 크다.

남제천 IC는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중앙고속도로 28번 교차로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종점인 제천분기점과 연결된 이곳은 지난 6월 30일 동충주~제천 구간이 개통되면서 기존의 트럼펫형 나들목에서 자유형 나들목으로 변경되며 램프(연결로) 구조가 바뀌었다.

그러나 중앙고속도로 하행선 방향 쪽의 경우 톨게이트를 통해 진입하는 차량과 출구로 나가려는 차량의 동선이 겹치는 구간에서 사고 위험이 크다. 톨게이트 진·출입로가 서로 2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언덕으로 일부 시야마저 가려져 있어 톨게이트 출구로 나가려는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차량을 발견하기 힘든 구조기 때문이다.

최근 평택~제천고속도로 전 구간 개통 효과로 최근 이 지역의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위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연간 수차례 이곳을 지난다는 한 운전자는 “보통 운전자들이 속도를 내는 구간이라 톨게이트로 나가려는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차량을 발견하는 순간 우왕좌왕 하다 급제동하는 광경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말했다.

연결로 구조가 바뀐 뒤 혼란을 겪는다고 토로하는 운전자들도 많다. 톨게이트 진·출입로가 내리막으로 굽은 길인 데다 안내 표시도 미흡해 자칫 하면 엉뚱한 길로 빠지는 일도 있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화물차 운행이 잦은 이 구간에서 대부분의 화물차가 제한속도(시속 100㎞) 안팎으로 달리면서 짧은 진·출입로 거리 때문에 미처 톨게이트로 진입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제천에 다녀왔다는 B씨는 “고속도로 진입 차량에다 앞·뒤 차량에 밀려 미처 진입하지 못하고 인근 단양(북단양 TG)까지 빠졌던 경험이 있다”며 “이 구간의 연결도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박모(57)씨는 “낮에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지만 밤이나 비가 내릴 때는 더욱 사고 위험이 크다”며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려 만든 도로가 부적절한 설계로 오히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평택~제천고속도로 개통과 더불어 기준 설계속도에 맞춰 설계된 것으로 운전자들의 규정 속도 준수가 필요하다”면서 “안전운전 시설물과 함께 안내표지판 등의 시설물은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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