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용 (전 표준협회 충북지부장 / 소설가)

▲ 송재용 (전 표준협회 충북지부장 / 소설가)

요즈음 내구소비재 중에서 값을 내리는 제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가정용 전자제품, 가구, 의류 등. 더구나 100만 원에 육박했던 스마트 폰이 가격 인하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플래그십(Flagship 해군함대에서 사령관이 탄 제일 큰 배, 회사의 최고 제품) 제품이 80만 원대로 출시되었다.
또 다른 회사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 폰 판매가 부진하자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플래그십 제품을 60만 원 대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하였다.
이런 현상은 흔히 신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거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펼치는 판매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신제품이 나왔다고 소비자들이 왁 달려들어 경쟁적으로 사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어떠한가?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시장을 급격히 잠식하여 국내 자동차 회사에 비상등이 켜졌다.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격 대비 안전성, 편의성, 디자인, 내구성, 연비, 등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건 상식이다.
현재 추세대로 나가면 외국자동차가 국내시장을 점령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외제차 선호 현상은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불만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빚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기업이나 제품에 불만이 많으면 소비자들은 그 기업에 등을 돌리고 제품을 사 주지 않는 건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첫째 요건은 제품의 가격이다. 아무리 사양이 뛰어난 제품이라도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면 ‘아버지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속담처럼 팔리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능을 갖추었거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기존 제품과 큰 차별화가 없이 ‘그게 그거네’ 라는 평가를 받는 신제품을 내놓아보았자 주목을 받지 못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기존 제품을 약간 개선하여 주기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내면 ‘고의적인 진부화 정책’을 쓴다고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더구나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사소한 기능이나 자재 등을 약간씩 바꾼 뒤 업그레이드 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가 침체되면 가계의 수입이 늘지 않아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주저한다. 설령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실속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그래서 값비싼 최고급 제품보다는 가격이 싸면서 사용하는데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중저가 제품이 잘 팔리기 마련이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왜냐 하면 가격, 제품의 기술수준, 기능이나 효능, 사용의 편리성, 디자인, 브랜드 가치, A/S 시스템 등의 최적화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신속히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나아가 경쟁이 심화되고, 판매가 부진할 때일수록 ‘착한 가격’의 제품을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
아니, 불황의 그늘이 걷히지 않는 한 앞으로 ‘착한 가격’의 제품이 대세를 이룰지 모른다. 최근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런 변화된 소비패턴을 읽고 대처하기 시작하였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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