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육룡이 나르샤·장영실 등 가을부터 굵직굵직한 사극 잇따라

 

방송3사 주인공 모두 남자배우 연기력·스타성 갖춰 경쟁 치열할듯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에서는 유독 사극 작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 5년만 살펴보아도 KBS 2TV ‘추노’(2010), SBS TV ‘뿌리깊은 나무’(2011), MBC TV ‘해를 품은 달’(2012), MBC TV ‘기황후’(2013), KBS 1TV ‘정도전’(2014) 등 해마다 흥행 사극이 있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상반기 부진에 낙담했을 지상파 방송사들이 올 가을부터 웅장한 규모에 선 굵은 사극들을 잇따라 내놓는다. 
이미 사극에서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는 남자 톱스타들이 하나같이 주연을 맡았다. 
장혁이 이끄는 KBS 2TV ‘장사의 신(神)-객주 2015’와 유아인·김명민의 SBS TV ‘육룡이 나르샤’, 송일국 복귀작인 KBS 1TV ‘장영실’이 사극 대전의 주인공들이다.

● 보부상·왕·과학자, 누구에게 끌릴까 
23일 밤 시작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는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김주영 소설 ‘객주’를 바탕으로 한다.
폐문한 천가객주 후계자 천봉삼(장혁 분)이 밑바닥에서 시작해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가 36회에 걸쳐 전개될 예정이다.
장혁뿐 아니라 임호, 박상면, 이덕화, 이원종, 김학철, 김규철, 임대호, 김승수, 정태우 등 대거 포진한 남자 배우들이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기대된다.
10월 5일부터 방송되는 SBS TV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는 용비어천가 첫 장의 구절 ‘해동(海東) 육룡(六龍)이 나르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성(古聖)이 동부(同符)하시니’에서 제목을 따왔다. 
용비어천가 육룡은 목조부터 태종까지 조선 선대 6명을 이르지만, 드라마는 고려를 끝장내고자 나섰던 여섯 인물을 육룡으로 설정했다.
내년 1월 시작하는 KBS 1TV ‘장영실’은 조선 최고 과학자로 꼽히는 장영실이 주인공이다. KBS는 ‘장영실’이 일반 정치 사극이 아닌, 처음 시도하는 역사 과학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드라마는 신분의 굴레를 뛰어넘어 조선 최고 발명왕으로 우뚝 섰으나, 임금이 탈 수레를 잘못 만든 죄로 태형 80대를 맞고 쫓겨났다는 기록만 남긴 채 역사에서 홀연히 사라진 장영실의 극적인 인생을 살려낼 예정이다.
● 장혁·유아인·김명민·송일국, 누가 사극 자존심 세울까
스타성과 연기력으로 무장한 채 과거 흥행사극을 만들었던 스타들도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객주’의 장혁은 ‘추노’와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올해 초까지 방송된 MBC TV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 출연하는 사극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산발한 채 동물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던 ‘추노’의 노비 사냥꾼 대길 캐릭터는 장혁에게 그해 KBS 연기대상을 안겨줬을 뿐 아니라, 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장혁이 ‘객주’에서도 질곡 많은 천봉삼의 삶을 매력적으로 소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추노’ 대길 이미지가 아직도 강한 가운데, 액션 장면이나 외양에서 대길이 떠오른다는 지적을 받았던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전작들보다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기대를 낮추는 이들도 있다.
‘육룡이 나르샤’는 김명민과 유아인의 조합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김명민은 2004년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고뇌하는 이순신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무명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김명민이 맡은 역할은 조선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성리학자 삼봉 정도전이다. 
김명민의 정도전과 KBS 1TV ‘정도전’에서 조재현이 맡았던 정도전을 비교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때 미모의 성균관 유생(KBS 2TV ‘성균관 스캔들’)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던 유아인은 5년 뒤 강한 권력욕에 무를 숭상하는 왕자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함께 손잡고 조선을 세운 정도전과 이방원이 결국 극명히 대립하는 모습이 ‘육룡이 나르샤’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유아인이 비운의 사도세자로 분한 영화 ‘사도’도 때마침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삼둥이 아빠’로 각인된 송일국도 ‘장영실’에서 어떤 반전 매력을 발산할 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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