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과도한 음주·흡연은 환절기 돌연사 위험요인"

(동양일보)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환절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환절기 질환 중에서도 인체에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게 바로 심혈관계 질환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환절기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날이 차가워져 체감 기온이 떨어지면 건강한 사람도 혈압이 약간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고혈압 환자의 혈압은 건강한 사람보다 계절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보통 여름철에 낮았던 혈압은 찬바람이 시작되는 가을철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데 10도 정도 기온이 내려가면 혈압은 13mmHg가량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문제는 이런 혈압 상승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협심증, 대동맥박리, 심부전증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하면서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커져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 때문에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고혈압 환자는 갑자기 혈압이 치솟아 뇌출혈의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심장질환자는 심장발작이나 흉통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증상은 아침에 잠에서 깨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시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거나 노인이라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 위험 요인인 과음, 흡연을 피하는 게 좋다. 과음은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과 심근 허혈과 연관이 있다. 흡연도 담배 속의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이나 뇌로 가는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려 심장에 부담을 준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8일 "과음과 과도한 흡연을 한 다음 날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찬 공기에 노출되면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혈압 환자라면 되도록 실내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10~15분간 몸을 충분히 풀어주고, 최대맥박수의 70~80% 강도로 20분쯤 제자리걷기, 계단 오르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이 교수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 야외 운동은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심혈관계질환 위험요인이 있다면 심장전문의의 진료나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서 운동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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