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충북여성문학상은 2014년 7월 1일~2015년 6월 30일 사이에 발간된 충북지역 문학 단체의 기관지와 동인지, 문예지 등(총 23권)에 발표한 도내 여성작가들의 작품이 심사대상이다.
심사 방법은 예년과 다름없이 심사위원 전원이 각 장르별로 분담하여 윤독한 후에 각자가 우수 작품을 선정하고 추천했다. 추천된 작품은 전체 회의에서 다시 분석하고 토의하면서 한 편의 당선작을 골랐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번 심사의 최종심까지 오른 작품은 시 5편, 수필 3펀, 동화 1편이었다. 작품들은 모두 뛰어난 문장과 참신한 소재, 그리고 작가의 깊은 사유가 녹아있는 수작들이어 당선작을 결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던 시와 동화는 한 작품만을 당선작으로 뽑아야하는 심사위원들에게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래서 더 오랜 시간 작품별 장단점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여야했고, 마침내 동화 ‘손자병법 놀이(권영이)’를 10회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모두의 뜻을 모았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충북여성문학상 수상작을 살펴보면 시와 수필은 각각 4회씩, 소설은 1회 수상했지만 동화는 아직까지 당선작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번 당선작은 ‘10회 당선작’ 이라는 의미와 함께 어린이 문학으로는 첫 번째라는 큰 의미도 갖고 있다.
당선작 ‘손자병법 놀이’는 중국의 고대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인용해 만든 생활동화로 원고지 190여 매인 저학년 장편동화다. 이야기 내용은 공부하는 것 보다는 노는 걸 좋아하고 상상하는 걸 즐기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인 영재가,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신 손자병법을 이용하여 부모와의 관계 친구들 간의 관계에서 작전을 짜고 그 작전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는 떠돌이 바람이 등장해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었고 이야기를 더 즐겁게 이끄는 재료가 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6단락으로 나누었는데 13편의 손자병법 중 시계편, 작전편, 모공편, 군쟁편, 허실편을 인용해 5단락을 만들었고 마지막 단락으로는 영재편을 만들어 동화의 주인공이 영재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작가는 여섯 번째 단락에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진심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로 글을 끝낸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종자를 골라야한다. 그런 점에서 권영이 작가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좋은 종자를 선택한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종자만 좋다고 다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종자를 잘 고른 다음에는 이야기를 잘 엮어야하며, 그 줄거리를 엮을 때 특히 인물들 간의 갈등을 잘 설정하고 잘 해결했는지 살펴봐야할 것이다.
모든 이야기들이 다 완벽할 수 없듯이 당선작 ‘손자병법 놀이’에서도 줄거리와 인물들 간의 갈등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야기의 전반부에서는 영재의 독백 같은 이야기만 계속 이어져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답답함이 생기기도 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 답답함은 많이 해소됐지만, 이야기의 중요한 틀을 차지하고 있는 바람과의 관계가 다소 가볍게 서술돼 독자가 이야기 속에 빠져들지 못하고, 일일이 그 이유를 찾아가며 읽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일부 심사위원으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작가가 독자(어린이)들의 사고력 신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여백을 두고 간략히 서술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작가가 이를 참작해 스스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특이한 소재를 동화로 풀어 낸 발상이나 문장과 구성 등에 나타난 작가의 역량이, 과거 수상작품들의 수준에 비추어 손색이 없다는 데에 심사위원들의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권영이 작가에게 심사위원들 모두의 이름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동심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심사위원(가나다 순)
김경순, 김다린, 김묘순, 반숙자, 조성호 (이상 수필가)
박희팔, 안수길, 지용옥 (이상 소설가)
나기황, 서은경, 신영순, 심재숙, 윤상희, 윤현자, 이송자, 조정주, 조철호, 한상남 (이상 시인)
김송순, 유영선 (이상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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