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최초의 암 발생 부위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도는 암세포를 포획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로니 시어 박사는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순환종양세포(CTS: circulating tumor cell)를 '낚는' 미니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AFP통신과 영국의 뉴 사이언티스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TS는 그 수가 워낙 적은데다 제2의 부위에 정착하기 전에 장기간 떠돌아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잡아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의료장치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불활성 다공물질로 만들어진 이 미니 임플란트에는 CCL22라는 신호전달물질이 실려있어서 특정 면역세포를 끌어들이며 이 면역세포를 '미끼'로 이용해 CTS를 유인한다고 시어 박사는 설명했다.

CTS가 임플란트에 잡혔는지는 광간섭단층촬영(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영상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미니 임플란트를 유방암 모델쥐의 피부 밑에 심은 결과 2주 후에 CTS가 잡혔다.

이것이 사람에게도 가능하다면 CTS가 떠돌다가 다른 조직에 정착, 전이암을 일으키기 전에 이를 포착해 즉시 항암화학요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OCT 스캔기술은 살아있는 조직 속으로 몇mm 침투해 세포 안의 구조에 빛이 산란되는 모양을 분석해 암세포를 구분한다.

OCT 스캔을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는 장치도 여러 기업들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언젠가는 이 임플란트에 잡힌 CTS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의 피부는 쥐의 피부보다 두껍기 때문에 OCT 스캐너가 사람의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시어 박사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곧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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