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2라운드에서 숨 죽였던 상위 랭커들이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한동안 부진했던 상금 랭킹 2위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와 상금랭킹 3위 이정민(22·비씨카드), 시즌 첫 우승을 꾸준히 노크하는 이민영(23·한화) 등이 일제히 선두권으로 도약,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조윤지는 11일 경기도 여주 페럼골프클럽(파72·6천680야드)에서 열린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담았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선두권에 오른 조윤지는 BMW챔피언십 우승 이후 두달 만에 시즌 두번째 우승을 정조준했다.

조윤지는 BMW챔피언십 우승과 이어진 진로하이트챔피언십 준우승 등 뜨거운 여름을 보냈으나 지난 달 말부터 침체에 빠졌다. 8월 마지막 주에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세차례 라운드를 오버파 기록을 적어내며 34위에 그쳤고 이어진 한화금융클래식에서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로 샷 감각을 조율한 조윤지는 이날까지 노보기 행진을 벌이며 버디쇼를 펼쳤다.

조윤지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 "직전 대회에서 컷 탈락한 게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 흐트러졌지만 고칠 틈이 없었던 샷도 손을 봤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랭킹 1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에 9천만원 차이로 따라 붙을 수 있는 조윤지는 "상금왕을 목표로 삼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도 본다"고 여운을 남겼다.

신장암 수술을 받느라 시즌 초반 한달을 쉰 이민영은 8타를 줄이는 맹타로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쳐 조윤지와 나란히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8언더파 64타는 페럼 골프클럽 코스레코드.

작년까지 통산 3승을 올린 이민영은 참가 대회가 다른 선수보다 적어 올해 상금랭킹은 17위로 밀렸지만 평균타수 3위(71.28타)에 올라 있어 대회 때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자다.

이민영은 "코스가 입맛에 맞는다"면서 "조바심을 내지는 않겠지만 내 스타일에 꼭 맞는 코스라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US여자오픈 참가 이후 슬럼프에 허덕이던 이정민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즌 초반 3승을 따내 한때 전인지, 고진영(20·넵스)와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던 이정민은 최근 4차례 대회에서 컷탈락-46위-컷탈락-기권 등 바닥을 헤맸다.

전인지, 고진영과 함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출전권을 받았지만 고사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정민은 이날 7언더파 65타의 불꽃타를 휘둘러 우승권에 진입했다.

한가하게 경험 삼아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처지가 아니라고 보고 에비앙챔피언십을 포기했다는 이정민은 "안 가길 잘 한 것 같다"면서 "컨디션이 되살아났기에 우승 경쟁도 한번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어에서 뛰다 복귀한 정예나(27)가 1라운드 67타에 이어 이날 3타를 더 줄여 이민영, 조윤지를 1타차로 추격했다.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로 나선 '늦깎이 신인' 최헤정(24)은 2오버파 74타로 부진,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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