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 개막전 모습.

(동양일보) 2015-2016시즌 프로농구가 12일 개막했다. 올해 프로농구 개막 분위기는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예년 같으면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무렵에 시즌이 막을 올렸지만 올해는 한 달 앞당긴 9월에 시작했고 무엇보다 개막을 앞두고 경찰이 일부 선수들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벌여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어려웠다.

일부 팀에서는 주전급 선수들이 혐의를 받아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특히 이번 상습도박 혐의는 불법스포츠 베팅에서 비롯된 것이라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었을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 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단순히 베팅만 하는 것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 아니던 시절에 저지른 행위라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되기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프로 스포츠에서는 '승부 조작' 비슷한 단어만 나와도 민감한 사안이 된 터라 KBL에서는 해당 선수들의 출전을 보류했다.

12일 막을 올린 프로농구 경기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빠지지 않았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전주 KCC 전에 앞서서 장내 아나운서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해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경기장 세 곳의 관중은 예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 시즌 울산 개막전에 5천169명이 들었으나 이날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 전에는 4천167명이 입장했고 고양 개막전에는 지난 시즌 4천880명에서 올해 4천671명으로 소폭 하락했다.

울산의 경우 모비스가 지난 시즌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팀의 간판인 양동근이 대표팀 소집 탓에 이날 경기에 나올 수 없는 이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개막 잔치에 파리만 날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했던 각 구단 관계자들은 일단 예년과 크게 다름없는 관중 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악재 속에서도 적지 않은 관중이 왔다'는 말에 "본연의 자세로 최선의 경기를 펼치겠다"며 "극장표나 농구장 입장권이나 가격이 비슷한데 경기를 보고 나가시는 팬들이 기분이 좋도록 최선의 경기를 보여 드릴 것"을 약속했다.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도 "요즘 농구가 욕을 많이 먹는 상황인데도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승패를 떠나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24점을 넣은 오리온 슈터 허일영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한 발 더 뛰면서 즐거운 농구를 보여 드리면 팬 여러분도 농구장을 더 많이 찾아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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