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부

창공의 달빛이

화살로 박힌다

하나의 달이

별실에서 쏘아대는

과녁이 된다

 

흔들어

흔들어 빼낸 상처에

아픔이 고이고

버린 듯

말하지 않고 가는

슬픈 이야기가 달에 꽂힌다

 

투병에 지친 병실

창 넘어온 달빛에서

미소를 찾아보지만

마음을 뚫고 더 날아가

추석 명절에 어둡게 박힌다

 

한가위 밝은 달빛

눈에서 가슴까지

통증의 선을

길게 긋는 화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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