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거기

보살사에 가서 보아라

여름내 뒤척이던 바람

솔숲으로 몰고 와

맑게 합장하는 풍경 소리를

그렇게 몸 바래며

끝없이 높아간 하늘을

또 보아라

한세월 무성하던 이파리

곱게 물들여

희디흰 물살로 떠 안고 가는

석간수를, 뿐만이랴

버릴 것 다 버리고

뿌리 하나로 겨울로 가는

밑바닥의 온갖 것들을

보아라, 기라하여 그 위로

향기처럼 스미는

부처님의 미소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