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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 나는 청춘과 안전한 노후를 그리며<권수애>
동양칼럼 - 나는 청춘과 안전한 노후를 그리며<권수애>
  • 동양일보
  • 승인 2015.09.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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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애(충북대 교수)
▲ 권수애(충북대 교수)

한낮의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노출이 많은 옷이나 차가운 색의 옷에 손이 가지 않는다. 높은 일교차를 보여 조석으로 느끼는 선선함과 쾌청한 파란 하늘이 가을의 문턱임을 알린다. 맑고 드높은 하늘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은 아름다운데 마음의 날씨는 어두운 구름에 가려 막막하기만 하다. 사회진출을 앞둔 청년과 은퇴를 눈앞에 둔 그들 부모의 마음이 그렇다. 무더위를 잘 견디고 나서 안락한 계절을 맞은 지금처럼 이들에게 평안한 행복을 누릴 기회는 언제 오려나?
   2013년 기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60∼64세의 빈곤률이 20.3%로 가장 높고, 18∼24세의 빈곤율이 19.7%, 25∼29세는 12.3%로 청년층의 빈곤률이 30%를 넘는다.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청년의 실업률은 2012년 9%, 2013년 9.3%, 2014년 1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업률 통계에서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대학원 진학자가 제외된 점을 감안하면 체감 실업률은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밝힌 2014년 20대 임금노동자 비중은 47.4%로 절반에 이르러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젊은이는 행운아에 속한다.
   한 교수가 서울 거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0%의 학생들이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은 ‘돈’이라고 답했고, “부모의 가장 적절한 사망 시기”는 ‘63세’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부모가 은퇴직후 퇴직금을 자녀에게 남기고 사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필요한 금전을 얻기 위해서는 형제나 부모·자식 간 소송을 불사하고 부모의 목숨을 노리는 패륜사건도 흔히 일어난다. 빈손으로 출발하여 자녀를 낳아 교육시키며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주위 돌아 볼 겨를 없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온 장·노년 세대에게 행복하고 안락한 휴식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며 불안한 노후를 걱정해야 한다.
   세계가치관조사협회가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미국인 20대의 가치관을 4년간 비교 연구한 결과에서 “열심히 일하면 생활이 더 나아진다”는 질문에 중국은 54%, 미국은 46%, 한국인은 43%가 긍정적이었고, 일본 젊은이의 긍정적 의식은 24.8%라고 한다. 일본 청년들은 앞으로 행복해질 거란 생각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미래를 포기할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한국 청년들이 아직은 일본보다 건전한 사고를 지녀 다행이지만 절망에 빠져 모든 것을 체념하는 무기력에 빠질 우려도 많다.
   스펙이 좋음에도 낮은 급여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을 가구업체 이케아의 채용 행태에 빗대어 일컫는 “이케아세대”, 다른 전공보다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이·공대생들을 지칭하는 “취업깡패”, 취업 전까지 졸업을 미루는 “NG(No Graduation)족”, 휴학하고 학교를 오래 다니는 사람을 이르는 “화석선배”, 취업 못해 부모에게 기대어 살아감을 빗댄 “빨대족”, 취업난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세대” 여기에 인간관계, 내집 마련까지 포기한다는 “5포세대”, 희망과 꿈마저 잃고 좌절한다는 “7포세대”와 같은 신조어의 등장을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적 삶조차도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2·30대 세대가 신바람 나게 일할 곳이 있고 5·60세대가 안전한 노후를 보낼 소득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심화되고 있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해결할 중산층 복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기적 경기부양이나 숫자만 늘리는 일자리 창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글로벌화라는 미명하에 인건비 저렴한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해결해야 한다. 금수저니 흑수저니 하며 태생적 박탈감에 분노와 자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꿈을 실현하는 청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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