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인증기업 탐방 - (14)진천군청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아빠, 아침에 출근할 때 뽀뽀해줘서 고마워. 엄마, 품에서 잠이 들 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아빠, 엄마 아니에요. 우리가 더 고마워요. 아빠빠빠빠 고마마워요.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엄마마마마 고마마워요.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기쁠 때에도 슬플 때에도 가족이라서 고마워요.”

수요일 오후 6시. 진천군청에서는 가족송 ‘고마워요’가 흘러나온다. 여성가족부가 연중 캠페인으로 실시하고 있는 ‘가족 사랑의 날’을 알리는 노래다. 바쁜 일과지만 수요일 단 하루라도 정시에 퇴근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의도다. 엄마아빠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여자 아이의 깜찍하고 발랄한 목소리에 퇴근을 준비하는 직원들도 흥겹기만 하다. 매주 수요일. 직원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야근하는 직원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날. 회식을 권하는 상사가 있다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셋째, 넷째 아이를 꿈꾸게 하는 직장이 있다. 진천군청이 그곳. 가족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이곳에서는 가족 사랑의 날 시행, 가족친화관련 프로그램 참여,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며 가족 행복의 첫걸음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성의 육아휴직 뿐 아니라 남성의 육아휴직도 장려하고 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했던 이정은(32·주민복지과)씨는 “지금은 일을 하다 보니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적어 아이의 하루 일상을 공유하기 쉽지 않지만 휴직 중에는 24시간 함께 해 아이의 모든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주민복지과 여성정책팀의 박지혜씨는 “육아휴직자로 인한 업무 공백이 없도록 인사팀에서 육아휴직 신청에 맞춰 다른 휴직자의 복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 공백이 발생할 수 있지만 가정이 먼저이고 아이를 낳는 것은 미룰 수 없기에 서로 자연스럽게 일을 나눠 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진천군은 현재 초기·후기 임산부의 경우 조기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모성보호시간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한마음 체육대회나 등산대회 등 온 가족이 함께 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때 직원과 가족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장애물 넘기, 육상, 윷놀이, 훌라후프 돌리기 등 다채로운 경기들이 진행된다. 각 과별 장기자랑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군청 서관 2층에는 여성휴게실과 수유실을 설치해 여성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유축기, 젖병 등 수유에 필요한 물품들이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TV, 냉장고, 소파, 침대까지 구비해 임산부나 수유부들이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30분 가량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할 수 있게 한 유연근무제는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박지혜씨는 “특히 초등학생인 아이가 있는 직원들이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시킬 때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서 좋다고 이야기 하곤 한다”며 “덕분에 가족들 간의 애정이 돈독해지고 화목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 부부의 경우 근무지 이동 요청 시 지원하고, 매년 자녀와의 관계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아빠들을 대상으로 ’아버지학교’, ‘아빠는 요리왕’ 등을 개최해 건강한 가정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한다.

진천군은 가족친화 인증기업·기관에 대해 △진천군 청소년 수련원·자연휴양림 사용료 감면 △세무조사 3년 면제 △진천종박물관·생거판화미술관 관람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기도 하다.

박영자 주민복지과 여성정책팀장은 “현재 진천군에서 가족친화기업들에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전혀 없어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자 인센티브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며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족을 배려하는 사업들을 차근차근 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조성의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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