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고 공기 좋기로 유명한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갈론리 갈은구곡(葛隱九曲)의 제9곡인 선국암(仙局岩)에서 김인 국수와 유창혁 왕위가 19일 만난 것이다.

    그러나 승패는 없었다.
 

    이번 대국은 1회 괴산 선국암 바둑 한마당의 특별행사로 준비됐다. 이 대회는 괴산군과 괴산군체육회가 공동 주최하고 괴산군 바둑협회,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했다.

    신선이 바둑을 두는 무릉도원의 분위기를 연출하자는 취지에서 김 국수와 유 왕위를 초청한 것이다.

    두 명사는 두루마기를 입고 대국에 나섰다. 대국이 이뤄지는 동안 대금연주와 전통차 시연회도 펼쳐졌다.

    두 명사가 앉은 선국암에는 바둑판이 새겨져 있다. 이 바둑판 크기는 현대 바둑판과 거의 같아 실전 대국이 가능하다.

    30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선국암에는 바둑돌을 담을 수 있는 구멍이 바둑판 양모서리에 있다.

    이 바둑판은 120여년 전에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판 네 모서리에는 사노동경(四老同庚·4명의 동갑내기 신선)이라는 글씨가 음각 돼 있다.

    '옥녀봉두일욕사(玉女峰頭日欲斜·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저물어) 잔기미료각귀가(殘棋未了各歸家·바둑을 못 끝낸 채 집으로 돌아갔네) 명조유의중래견(明朝有意重來見·이튿날 날이 밝아 다시 와 보니) 흑백도위석상화(黑白都爲石上花·흰 꽃 검은 꽃이 돌 위에 피어 있네)'라는 시구도 새겨져 있다.

    정순오 괴산군 바둑협회 전무이사는 "신선놀음이 펼쳐진 곳으로 알려진 선국암을 홍보하고자 김 국수와 유 왕위를 초청, 승패가 없는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괴산읍 종합운동장에서는 동호회 단체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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